전남대도 140명 미달..학령인구 절벽 광주전남 대학 '절망'

박준배 기자 2021. 3. 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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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립대 더 열악..조선·호남·광주대 줄줄이 신입생 부족
재정 악화 악순환..구조개혁·유학생 유치 등 돌파구 안간힘
전남대 전경. 전남대 정문에서 옛 본관 진입로.(전남대 제공)2020.9.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가 현실화하면서 광주전남 지역 대학이 큰 충격에 빠졌다.

거점 국립대학인 전남대는 물론 주요 사립대학들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광주전남 대학들에 따르면 전남대는 총 정원 4207명 중 4067명이 등록해 등록률 96.67%를 기록했다. 미달 학생은 140명이다.

전남대 본교인 광주 용봉캠퍼스는 83개 학과 중 4개 학과에서 4명이 미달했다.

사범대학 지리교육과와 윤리교육과, 공과대학 화공학부, 예술대학 국악학과 각 1명씩이다.

여수캠퍼스는 27개 학과 중 81.4%인 22개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정원 미달은 136명이다.

조선대는 총 정원 4350명인데 4222명이 등록해 등록률 97.1%다. 미달은 128명. 총 76개 학과 중 42.1%인 32개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호남대는 총 정원 1689명 중 1520명이 등록했다. 등록률 90.0%로 총 40개 학과 중 절반가량인 18개 학과에서 169명을 채우지 못했다.

광주대는 1652명 모집에 1493명이 등록해 90.4%, 159명이 미달됐다. 동신대는 1550명 중 1430명이 등록해 등록률 92.3%로 120명이 부족했다.

순천대는 1641명 모집에 1473명이 등록해 등록률 89.8%를 기록했다. 53개 학과 중 32개 학과에서 168명의 미달학생이 발생했다.

목포대의 경우 등록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달 1차 추가모집에서 263명 모집에 112명 지원에 그쳐 최소 150명 안팎의 미달학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거점 국립대학인 전남대를 비롯해 모든 사립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우려가 막상 정원 미달 사태로 이어지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학 자체의 문제가 아닌 '학령인구 감소'라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인 데다 앞으로 지속될 위기라는 점에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학령인구 감소를 우려했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큰 폭의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대학 자체의 힘으로 어떻게 극복할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원 미달 충격이 크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신입생 정원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종이 원서'를 제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시 추가 모집 기간에 대학 관계자의 친인척이나 지인 등에게 서류상으로만 접수하도록 해 정원 등록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추가 모집 시에는 1학기 동안 등록금이 면제된다는 허점을 노린 꼼수다.

이 경우 수치상으로는 등록률을 높일 수 있으나 사실상 '유령 학생'이라 내부적으로는 상처가 곪아터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대학 교직원들의 친인척 등 등록 현황을 보고하라는 공문을 일선 대학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재학생이 줄면 입학금, 등록금 수입 감소는 물론 교육부 지원금도 줄어들다 보니 편법을 쓰기도 한다"며 "종이 원서는 '스스로 죽는 길'이지만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자유학부제 등 신입생 모집 방식을 유연하게 바꾸거나 학과 평가 제도 개선을 통한 학과 경쟁력 제고, 인력 구조조정,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대학이 시도하고 있는 방안인데다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 한계가 있다.

학과나 단과대 통폐합 등 구조개혁, 인력 구조조정의 경우는 대학 교수와 교직원 등의 생존권과 직면해 쉽지 않다.

외국인 유학생 확대도 다년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쌓지 않으면 유치가 어려운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의치 않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재학생 감소는 대학의 재정 부담 악화로 이어져 경쟁력은 약화되고 대학 간 쏠림현상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대학 존립 자체가 위험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대학의 위기는 학령인구 감소도 있지만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근본 원인"이라며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정부의 새로운 판짜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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