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저는 작가..허물 등에 지고 새 작품 써나가겠다"
한국 현대사 겪은 아버지들 다룬 얘기
표절에 대해선 "부주의함에 깊이 사과"
소설가 신경숙이 3일 신작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 출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2015년 표절 논란이 불거져 칩거한 지 6년 만이다. 단편소설 '전설'에서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일부 대목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그는 창작 활동을 중단했었다.
신 씨는 표절 사태와 관련한 질문들에 긴 한숨을 내쉬거나 십 수 초간 고민하는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젊은 날의 제가 저도 모르게 저지른 잘못 때문에 발등에 찍힌 쇠스랑을 내려다보는 심정으로 지냈고, 제 작품을 따라 읽은 독자들을 생각하면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듯 가슴이 미어졌다"며 "다시 한 번 제 부주의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허물과 불찰을 무겁게 등에 지고 새 작품을 써 가겠다"며 "저는 작가이니까 작품을 쓰는 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 책에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담겨 있다"고도 했다. 그간의 근황에 대해선 "30여년 동안 글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다시 해보는 시간이었다"며 "혼자 있었지만 제게는 가장 깊이 문학 속에 있었던 시간"이라고 답했다.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썼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이태 전 베를린 유대박물관을 방문해 홀로코스트를 다룬 설치 작품 '낙엽'을 보며 아버지를 떠올린 경험을 소개했다. "쇠로 된 얼굴을 한 2만 개쯤 바닥에 깔아놓고 그 위를 걸어가며 체험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걸어가면서 쇠들이 내는 소리가 비명같았는데, 격변의 시대를 겪은 아버지의 고통을 듣는 듯했지요." 이어 신 작가는 "전쟁을 겪은 아버지, 현대사 속에서 고통 받은 아버지, 가장으로서 아버지, 개인적인 삶을 가진 아버지의 모습들을 썼다"며 "아무 이름 없이 한 세상을 살다 간, 그리고 살고 있는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부연했다.
차기작으로는 어느 노동자의 하루와 그에 얽힌 죽음의 문제를 다룬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작품을 쓰고, 또 쓰겠다"며 "앞으로 하고 싶은 말들은 다음 책에 담겠다"고 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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