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마침내 한국 상륙 시동 건 미프진 / 김은형

김은형 2021. 3. 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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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낙태죄가 폐지되면서 여성들에게 큰 관심사였던 먹는 임신중절약, 일명 '미프진' 도입이 마침내 첫발을 내디뎠다.

미프진은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기까지 낙태죄가 존치됐던 한국 사회에서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나 현실에서는 엄연히 존재해온 대표적 약물이다.

1980년대 초 프랑스에서 개발된 미프진은 사후피임약과 정반대의 호르몬 조절 기작으로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게 해주는 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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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올해부터 낙태죄가 폐지되면서 여성들에게 큰 관심사였던 먹는 임신중절약, 일명 ‘미프진’ 도입이 마침내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약품은 영국 제약사와 경구용 임신중절약의 국내 판권 및 공급 계약을 맺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 신청을 내겠다고 2일 발표했다.

미프진은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기까지 낙태죄가 존치됐던 한국 사회에서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나 현실에서는 엄연히 존재해온 대표적 약물이다. 2019년에만 적발 건수가 2365건이나 될 정도로 거래가 성행했으나 이 가운데 부작용이나 가짜약으로 피해를 본 사례는 잡히지 않았다. 불법유통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프랑스에서 개발된 미프진은 사후피임약과 정반대의 호르몬 조절 기작으로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게 해주는 약물이다. 사후피임약이 생식주기를 조절하는 프로게스테론을 과분비시켜 수정을 막는다면 미프진은 주요 성분인 미페프리스톤이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억제해 이미 생성된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는 걸 막는다. 사후피임약이 최대 72시간 안에 사용해야 하는 반면 미프진은 국외에서 일반적으로 임신 12주 내 사용을 허가한다.

여성계에서 계속 주장해왔듯이 미프진을 통한 임신중단은 외과적 수술보다 안전하고 부작용도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등 주요 국가들에서 임신중단의 70% 이상이 미프진 복용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미프진을 개발하고 가장 먼저 합법화한 프랑스에 이어 1989년 중국이 복용을 합법화한 뒤 전세계 70여 국가가 임신중단 약물로 승인했고 북한도 2013년 미프진 허가국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수술보다 안전성과 효과가 크다고 해서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다. 복용자의 8% 정도가 두통, 복통 또는 착상되지 않은 수정란과 수태물이 몸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의 과출혈 등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겪는다고 한다. 또 8주 전까지는 임신중단율이 100%에 가깝지만 그 이후부터는 중단율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해 적절한 시기의 투약과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그래서 미프진을 합법화한 국가에서도 의료진의 처방은 필수다. 낙태죄는 자동 폐지됐지만 대체입법 공백으로 방치돼 있는 모성 보호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은형 논설위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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