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한·일 관계 회복에 전력..다음 단계 검토중"-WP

강민경 기자 2021. 3. 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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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부장관 시절 "분기마다 만나자"해서 한국 당황시켜
중국도 변수..동맹국들, 미중갈등 속 새로운 위치 잡아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월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문을 맞아 워싱턴 국무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일 삼각 공조 강화를 위해 한일관계 개선에 전력을 다하려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동맹국들과의 관계 봉합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현재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다음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낼 당시 '아시아에 집중하라'는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한일관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악화된 상태였으나, 미국의 도움으로 양국은 위안부 합의를 체결할 수 있었다고 WP는 설명했다.

◇ 부장관 시절 '분기마다 만나자'고 해서 한국 당황시킨 블링컨

그때 블링컨은 부장관으로서 한일 양국 카운터파트와 일련의 한미일 3자 회담을 시작했고, 3국이 3개월에 한 번씩 만나 협력하는 습관을 기르자고 제안하며 한일관계 개선이 미국의 우선순위에 있음을 시사했었다.

당시 그와 함께 일했던 인사들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한일 카운터파트와 분기별로 만나길 원했고 회의가 끝난 뒤엔 참모들에게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 익명의 한국 관리는 WP 인터뷰에서 "부장관의 광범위한 업무 범위를 고려했을 때 많아 봐야 일년에 한두번 만나려 하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블링컨 당시 부장관이 처음으로 카운터파트들과 협의에 나섰을 뿐 아니라 부장관급에서 정기적인 만남을 원한단 사실에 한국 관리들이 크게 당황했다"고 회고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한일관계 개선 문제, '동맹국 연합' 노리는 바이든 목표와도 맞닿아

그리고 현재 블링컨 장관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경색됐던 동맹들과의 관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임무를 맡고 있다.

한일관계 개선 문제는 북한의 핵 능력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생각이 같은 동맹국과 연합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를 지냈던 대니얼 러셀은 WP 인터뷰에서 "가족 간의 불화가 심할 때 친구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네트워크의 아주 중요한 연결지점에 끊어진 회로가 있는데, 이 회로를 수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미국·일본의 북핵 협상대표들과 화상협의를 하고 있다. (외교부) © 뉴스1

◇ "바이든 행정부, 한미일 관계 향상 위한 다음 조치 검토 중"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한미일 3자 북핵수석대표 화상회의 또한 미국의 한일관계 개선 추진 의지에 따라 이뤄졌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지난달 19일 북핵 및 북한문제를 놓고 화상으로 대화했다. 한 국무부 고위 관리는 이 회의에 대해 "미국이 한일 관계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여전히 한미일 3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 단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 각각에 대한 미국의 동맹 강화와 함께 3국 간의 협력 재활성화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과의 대화 의지를 표명한 만큼, 미국도 한일 간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한미일 관계강화, 미국에 중요하지만 중국도 변수

WP는 한일관계가 수십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처한 것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두 나라를 협력관계로 이끌 수 있을지 여부는 바이든 행정부에 매우 중대한 문제가 된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에서 신뢰를 회복하려 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 생각이 비슷한 동맹국과 연합해 효과적으로 대항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일 관계를 개선하는 데 중국 또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일 관계 전문가인 소에야 요시히데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WP 인터뷰에서 "아시아 우방국들은 대체로 미국이 전통적인 외교 방식으로 복귀한 것을 환영하지만, 지난 4년간 고조된 미중 갈등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새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에야 교수는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은 미국과 중국의 대대적인 경쟁 속에서 미국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 블링컨, '북핵 문제' 말고도 동맹국과 협력 범위 넓히려 해

한편 블링컨 장관은 북핵 관련 사안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 하는 인물이라고 WP는 분석했다.

그는 2016년 3월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기후와 양성평등, 인도주의적 지원, 해적 퇴치 문제 등 동맹국들과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사안에 대한 미국에 비전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익명의 한국 관리는 WP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를 넘어 동맹국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려 하는 것은 블링컨 장관이 긴밀한 협력에 진지한 자세를 보이려 한다는 것을 한국과 일본에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은 현재 모든 (외교) 분야를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개인적으로 관여할 지는 알 수 없으나, (한미일) 3국 간의 협력이 재개된다면 블링컨 장관이 그 배후에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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