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선넘는 배당성향 이어 분기배당 추진

황두현 2021. 3. 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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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권고치 넘는 22.7% 배당성향
장기 경기침체 가정 스트레스테스트 통과한 듯
지난해 1조2000억원 유상증자 효과
7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분기배당 추진
신한금융지주 제공

신한금융지주가 배당성향을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넘긴 22.7%로 결정했다. 지난해 증자를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타 금융지주 대비 낮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기도 하다. 분기 배당을 공식화하는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0년도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보통주 배당총액은 7738억원으로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22.66%다. 2019년도에는 보통주 배당금 1850원, 배당총액 8516억원으로 배당성향은 25.02%였다. 전년보다는 낮지만 금융당국의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 20%보다는 높게 결의한 것이다.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의 효과로 금융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앞서 2021년부터 향후 3년간 경제성장률을 각각 -5.8%, 0%, 0.9%(상반기)로 가정한 장기 경기침체(L자형)를 가정해 금융기관의 자본비율 적정성을 확인했다. 당시 7%~10.5%의 보통주·기본·총자본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순이익의 20% 내에서 배당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등이 배당성향을 20%로 결정한 이유로 풀이된다.

반면 L자형 시나리오를 상회하는 곳은 자율적으로 배당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나리오를 통과한 경우에는 자율적으로 하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각 금융사에 보냈다"며 "신한지주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확충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9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 등 홍콩계 사모펀드가 참여하는 1조1582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지난해 유상증자를 진행한 곳은 신한이 유일하다. 유상증자는 신주 발행을 통해 자산을 증가시키는 자본금조달 방법이다. 자본비율 산출의 모수가 되는 자산이 늘면 자본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실제 지난해 신한지주의 자본 적정성 지표는 일제히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019년 15.9%에서 지난해말 18.5%로, 기본자본(Tier1)비율은 13.3%에서 15.9%로 나란히 2.6%포인트(p)씩 올랐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8%에서 14.9%로 2.1%p 증가했다. 앞선 해에는 3개 지표가 일제히 하락한 점과 대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지난해 금융지주 중에 유일하게 증자를 하면서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유리한 결과를 받았을 것"이라며 "그런점들을 판단해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지주가 금융당국의 권고를 어기면서까지 20%가 넘는 배당성향을 결정한 건 결정적으로 급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지난 1년 간 신한지주의 주가는 26.1% 떨어졌다. 타 금융지주가 10%대 안팎의 하락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유독 낙폭이 컸다.

분기 배당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현재 결산배당과 중간배당은 가능하지만 분기배당은 할 수 없다. 분기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정관을 먼저 개정해야 하는데,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 금융지주 중 분기배당을 명시한 곳은 KB금융 정도다.

의지는 확고하다. 노용훈 신한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라도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것도 자기자본비율 산출의 근거가 되는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심산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분기배당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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