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할 수 없는 삶이어도 살아가야.. 그것이 숨을 받은 자의 임무이기도 해"

박동미 기자 2021. 3. 3. 14: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소설가 신경숙(사진)이 11년 만의 새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로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렸다.

신 작가는 "우리가 아버지를 개별자로 생각하는 일에 인색해서 그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그가 혼잣말로 웅얼거리는 소리까지 죄다 알아듣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 내고

6년만에 활동 재개하는 신경숙

“아버지의 말 죄다 듣고 싶었다”

소설가 신경숙(사진)이 11년 만의 새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로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렸다. 신 작가는 3일 오전 11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신작 발표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19년 중편을 발표하며 조용히 복귀에 시동을 걸기도 했지만,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5년 표절파문 이후 6년 만이다.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삶이어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숨을 받은 자의 임무이기도 하다는 것, 그 곁에 읽는 것과 듣는 것과 보는 것이 있기도 하다는 것, 그것이 예술이라는 것.” 표절 의혹 후 모호한 입장만 밝히고 칩거에 들어갔던 신 작가는 이번 소설 ‘작가의 말’에서 이 같은 말로 ‘복귀의 변’을 우회했다. 그가 이번 소설로 그동안의 논란을 딛고 작가적 인생의 한 차원을 새롭게 열지 주목된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출판사 창비의 웹진을 통해 사전 연재됐다. 신 작가는 “우리가 아버지를 개별자로 생각하는 일에 인색해서 그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그가 혼잣말로 웅얼거리는 소리까지 죄다 알아듣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소설 속 ‘아버지’는 6·25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서울에서 4·19혁명을 목도했고, 소를 키워 자식 여섯을 대학에 보낸 인물이다. 근 70년의 한국사를 개인사에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한국 소설 가족 서사에서 으레 떠오르는 가부장적 억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기도 하다.

신 작가는 “그토록 많은 일을 해내고도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하는 말수 적은 익명의 아버지를 쓰는 동안 쏟아져나오는 순간순간들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듯한 이 허름한 아버지는 처음 보는 아버지이기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설은 또 한 명의 아버지인 ‘큰오빠’가 겪은 1980∼1990년대 중동 이주 노동 등을 통해 아버지-아들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 여러 겹의 아버지를 생생하게 그린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