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복귀' 신경숙 "부주의에 깊이 사과..허물지고 작품 계속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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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이후 6년여 만에 공식 자리에 나선 소설가 신경숙이 "다시 한번 제 부주의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표절 논란 이후 칩거에 들어갔던 작가는 앞서 2019년 5월 계간 '창작과 비평'에 중편을 싣는 등 작품 활동을 재개했지만 공식 자리에 나와 이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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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표절 논란 이후 6년여 만에 공식 자리에 나선 소설가 신경숙이 "다시 한번 제 부주의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경숙은 3일 신작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 출간 기념으로 마련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날의 제가 저도 모르게 저지른 잘못 때문에, 저 자신도 제 발등에 찍힌 쇠스랑을 내려다보는 그런 심정으로 지냈다"고 소회를 털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5년 표절 논란 이후 칩거에 들어갔던 작가는 앞서 2019년 5월 계간 '창작과 비평'에 중편을 싣는 등 작품 활동을 재개했지만 공식 자리에 나와 이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6년에 대해 "30년 동안 써왔던 글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다시 해보는 시간이었고, 혼자 있었지만 가장 깊이 문학 속에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며 "이런 시간이 다시 새롭게 나갈 수 있는 시간의 디딤돌이 돼줬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들을 생각하면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가슴이 미어지기도 했다"면서 "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전달 시켜드릴 수 있을까를 매일 생각했고, 저는 작가니까 작품을 계속 쓰면서 드렸던 실망에 대해 모색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무겁게 말을 이어가던 작가는 연이은 표절 논란 관련 질문에 말을 잇지 못하며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제가 넘어진 땅을 짚고 또 일어설 수밖에 없는 그것이 저한테는 작품 쓰는 일"이라며 "과거의 제 허물과 불찰을 무겁게 지고 새 작품을 써가겠고, 작가이니까 작품을 쓰는 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작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지난 2013년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후 8년 만이자, 장편으로는 11년 만에 출간하는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 소설이다. 지난해 '매거진 창비'에서 연재한 작품을 수정·보완했다.
소설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실을 통해 비로소 아버지라는 한 사람에게 가닿게 되는 과정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엄마가 입원하자 J시 집에 홀로 남게 된 아버지를 보러 가기 위해 화자인 '나'가 5년 만에 기차에 오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는 "아버지의 어린시절, 전쟁을 겪고 현대사 속에서 고통받고, 가족으로서 개인적인 사연을 갖고 있고, 자식을 생각하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들을 썼다"며 "이 세상에 이름 없이 한세상 살다간 그리고 살고있는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신경숙의 서사시, 헌사"라고 책을 소개했다.
아버지를 주제로 쓰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힘든 현대사를 통과한 아버지들은 내가 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비교적 말을 안 하는 것으로 시간을 통과하는 분들이란 걸 깨달았다"며 "(그들의) 심중에 들어 있는 말들을 찾아내고 싶은 작가적 욕망도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 곳곳에는 작가의 심경을 드러내는 문장도 담겼다. 그는 '새로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없어도 사람은 살아가야 한다'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은 인용, "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했다"며 "문학이라는 게 삶의 알리바이 같은 것이라서 하고 안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계속 쓸 것인데, 그것이 지금 제 마음"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어느 노동자의 하루와 그에 얽힌 죽음의 문제를 다음 작품으로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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