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부작용 여부..통계적 판단 기준 나왔다

김지훈 2021. 3. 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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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나타나는 이상반응으로 거론되는 질환들이 평소 발생하는 이 질환들의 자연 발생률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지 견줄 수 있는 기준을 측정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이런 질환이 발생했을 때 백신과 인과 관계를 판단하기 위해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시기의 (자연적인) 발생보다 접종 뒤에 질환의 발생률이 늘었는지 관찰하는 방법이 적합하다"며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의심되는 사례의 신고 건수나 월별 발생률이 우리가 제시한 예측범위 안이라면 이는 백신의 이상반응이라기 보다는 자연적인 발생으로, 백신과 인과 관계가 없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연구로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할 수 있고, 반대로 이상반응이 유의미하게 나타나는지 감시할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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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허경민·정재훈 교수팀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 연구
백신 부작용 11가지 상태 올해 자연발생률 예측
아나필락시스 10만명당 월24건꼴, 안면신경마비 8.6건
"이상반응, 예측 범위 안이면 자연발생으로 봐야"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나타나는 이상반응으로 거론되는 질환들이 평소 발생하는 이 질환들의 자연 발생률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지 견줄 수 있는 기준을 측정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이 나타나더라도 자연 발생률 수치 기준보다 발생 빈도가 높지 않으면 섣불리 ‘백신 부작용’으로 단정짓지 않아도 되는 의학적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다. 2일 허경민 삼성의료원 교수(감염내과), 신순애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 본부장,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 등 7명이 대한의학회지(JKMS)에 영문으로 게재한 ‘백신 부작용과 잠재적으로 관련된 상태 발생의 기준점 추정’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잠재적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11가지 질환의 올해 자연적인 발생률이 어떨지 예측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위해 우선 미국과 유럽의 백신 부작용 감시기준에 따라 백신 부작용과 잠재적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질환을 선정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200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15년 동안 이 질환들의 월별 기저 발생률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안면신경마비(벨마비)가 올 한해 동안 인구 10만명당 월평균 8.6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안면신경마비는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에서 4건 발생한 바 있는 증상이다. 또한 횡단성 척수염은 코로나19 백신 때문이 아니더라도 인구 100만명당 매월 평균 1.9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횡단성 척수염은 면역매개반응으로 인해 척수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증상을 일컫는 질환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 1만2021명 가운데 1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는 인구 10만명당 매월 23.9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외에 벌이나 해파리 등에 쏘여서 나타나기도 하는 증상이다. 미국에선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1700만건 접종된 지난 1월 기준으로 접종 100만회당 화이자 백신 4.7건, 모더나 백신 2.5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8개 질환들은 기존에 여타 백신들의 부작용으로 나타났던 것들이다. 이 질환들은 올해 매월 10만명당 평균 발생 건수가 급성파종성 뇌척수염 57.6건, 미주신경성 실신 4.7건, 전신홍반성 루푸스 3.4건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뇌병증 2.1건, 시신경염 1.7건, 면역 혈소판감소성 자반 0.75건, 길랑바레 증후군 0.26건, 상완신경염 0.03건이었다. 이를 기준점으로 두고, 지난달 26일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접종 한달 뒤 백신 이상반응 통계를 집계해 이 수치와 견주면 백신 이상반응이 의미있는 부작용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이런 질환이 발생했을 때 백신과 인과 관계를 판단하기 위해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시기의 (자연적인) 발생보다 접종 뒤에 질환의 발생률이 늘었는지 관찰하는 방법이 적합하다”며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의심되는 사례의 신고 건수나 월별 발생률이 우리가 제시한 예측범위 안이라면 이는 백신의 이상반응이라기 보다는 자연적인 발생으로, 백신과 인과 관계가 없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연구로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할 수 있고, 반대로 이상반응이 유의미하게 나타나는지 감시할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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