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외교' 칼뺀 美..'나발니 사건' 관련 러 고위직 무더기 제재

정유정 기자 2021. 3. 3. 11: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와 관련해 출범 후 처음으로 러시아 고위 관리와 기관에 무더기 제재를 내렸다.

정권 초반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보다 중국·러시아·이란을 인권 및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 압박하고,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에도 같은 기조로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모양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美 “독살시도 배후에 러 정부”… 러 연방보안국 등 제재 대상 발표

“화학무기는 심각한 결과 초래

메시지 전달 위해 권한 행사”

美 재무·국무·상무부 참여

‘민주주의’ 강조… 맹방도 압박

트럼프보다 공세적 외교 펼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와 관련해 출범 후 처음으로 러시아 고위 관리와 기관에 무더기 제재를 내렸다. 정권 초반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보다 중국·러시아·이란을 인권 및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 압박하고,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에도 같은 기조로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모양새다.

2일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과 인권 침해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권한을 행사했다”며 대러시아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제재는 재무부와 국무부, 상무부의 합동 조치다. 제재 명단에는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 국장과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안드레이 야린 러시아 대통령 정책실장,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 국방차관 2명 등 러시아 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제27호 과학센터, 제33호 과학시험연구소, 국가유기화학기술연구소 등 과학기관 3곳과 연방보안국, 군사정보국 등 보안기관 2곳도 포함됐다. 또 러시아의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과 화학무기 활동을 지원하는 14개 기업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재무부 등은 “제재 대상과 관련된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이들과의 거래는 기소 대상”이라면서 “러시아는 미국의 방위 물품 및 서비스 수출 거부 대상국에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나발니 독살 시도와 관련한 미국의 첫 제재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단절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나발니 독살 미수 의혹을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고 제재도 부과하지 않았다. 또 이번 조치는 이날 대러시아 제재 조치를 발표한 유럽연합(EU), 영국과도 공조한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인권에 방점이 찍혀 있으며, 유럽 등 전통적 동맹과의 보조를 맞추는 정통 외교로의 복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은 이날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의 지역 반군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F)에 대한 잔혹한 진압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에티오피아의 학살·인권 유린·폭력에 대한 보고서가 많아지고 있다. 난민을 포함해 민간인을 보호하고 폭력을 막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민주주의 복원을 기치로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중국·러시아의 인권 침해를 부각해 견제 전선을 구축하고 동맹국과의 협력 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핵심 동맹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에도 원칙을 중시하며 거침없이 비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