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자외선 차단제 금지..코로나 이후 뜰 '친환경 여행지' 5곳
자연과 지역 사회와 공존하는 여행에 눈길
스카이스캐너, 르완다 등 전 세계 5곳 엄선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 몸을 생각하는 웰니스 관광이 주목받고, 인구가 밀집한 도심 투어보다는 광활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줌 아웃(zoom out)’이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에는 이런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추세에 맞춰 스카이스캐너가 자연과 야생동물을 지키고,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지속 가능 여행지 5곳을 소개했다.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에 입국하는 방문객은 의무적으로 ‘팔라우 서약’을 하게 된다. 머무는 동안 책임감을 갖고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여권에 찍힌 도장에 직접 서명을 함으로써 자신과 약속하는 셈이다.
특히 팔라우는 천혜의 해변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전 수역의 80%를 해양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상업적인 어업과 석유 시추 등을 할 수 없도록 보호한다. 또한, 팔라우는 팔라우 비즈니스 서약(Palau Business Pledge) 인증 업체를 지정해 환경에 미치는 부정 영향을 줄이고,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방식을 독려한다. 산호초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성분을 함유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수 없으며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해 일회용 플라스틱, 스티로폼 사용도 금지다.
동아프리카 르완다는 고릴라와 국립공원 관리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북서부 화산 국립공원(Volcanoes National Park)은 멸종위기에 처한 마운틴 고릴라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르완다는 고릴라를 보호하고자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입장료 중 일부를 지역 사회로 환원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실로 2018년 화산 국립공원은 최대 관광 박람회인 ITB 베를린에서 ‘세계 10대 지속가능한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르완다 역시 2008년부터 비닐봉지 사용을 못하게 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는 희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 관광지다. 이를 지키기 위해 코스타리카는 산림을 벌채하지 않고 재생 자원을 사용해 전체 전기 사용량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205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억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코스타리카 관광 연구소는 1997년부터 CST(Certification for Sustainable Tourism)라는 인증제를 통해 친환경 숙박시설 롯지(Lodge)를 지정하고, 고래 관찰 탐험 프로그램도 지속 가능한 환경을 우선시하는 여행사를 지정해 운영하게 하고 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지속가능한 삶의 본보기 역할을 하는 도시다. 일국의 수도이지만, 친환경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헬싱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60% 줄이고, 2035년까지는 탄소 중립화를 이루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를 증설했으며 보행자와 자전거 이동성을 개선하는 중이다. 지금 현재도 헬싱키에는 1200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다.
잠시 머무는 방문객들도 ‘지속성을 생각하라(Think Sustainably)’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헬싱키의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친환경 호텔, 비건 식당, 중고 상점 등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도시 곳곳의 장소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르투갈 서쪽 화산군도 아소르스 제도는 화산 지형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푸르른 바다를 자랑한다. 이곳 역시 자치 정부가 나서서 지속가능 관광을 추구하고 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활용하고, 자연과 야생동물 보호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0년 ITB 베를린은 아소르스 제도가 자연 서식지 및 경관, 야생동물 등을 지키는 데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해 ‘베스트 오브 네이처(Best of Nature)’에 선정했다.
또한, 아소르스 제도는 넘치는 관광객으로 관광지가 끙끙 앓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을 활발하게 모색했다. 상미겔섬에 있는 인기 여행지 ‘칼데라 벨하(Caldeira Velha) 온천’이 그 예로, 입장객 수를 제한해 여행지의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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