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가정불화 엄마 외도에 배신감·동정심 섞여 혼란

기자 2021. 3. 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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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입니다.

얼마 전 엄마의 외도를 알게 됐습니다.

얼마나 힘드세요? 다만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워진 것은 엄마와의 특별한 관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정을 추스른 다음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이로 인해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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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요한 정신과 의사

▶▶ 독자 고민

대학교 2학년입니다. 얼마 전 엄마의 외도를 알게 됐습니다. 예전부터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아 딸인 저를 붙잡고 늘 이혼하고 싶다고 했는데, 저 몰래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배신감이 막 솟구치다가도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마음이 수시로 바뀝니다. 엄마가 집에 없으면 자꾸 의심이 가고 어디 있는지 확인하느라 일이 손에 안 잡힙니다. 아빠에게 말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감정 공유 말고 거리두기를… 부모가 해결해야 할 문제

▶▶ 솔루션

얼마나 힘드세요? 다만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워진 것은 엄마와의 특별한 관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부부간의 불화가 심해지면 흔히 부모는 한 자녀와 ‘과잉결합’을 하게 됩니다. 부부끼리 나눠야 할 정서적, 사회적 욕구를 자녀와의 관계에서 충족하려고 드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과잉결합된 자녀는 한쪽 부모의 대리배우자 역할을 맡게 되기 쉽습니다. 보살핌을 받는 대신 계속 한쪽 부모를 돌보게 되고, 한쪽 부모의 감정을 고스란히 공유해 다른 한쪽의 부모를 증오하게 됩니다. 심한 편 가름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부모와 자녀의 과잉결합은 일종의 감정조종이며 정서적 학대인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과잉결합된 한쪽 부모와의 관계에서 균열이 생길 때입니다. 이 갈등은 일반적인 갈등과 달리 심한 양가감정으로 이어져 큰 혼란과 함께 삶이 붕괴하기 쉽습니다. 사연을 주신 분의 상태가 그런 것 같습니다.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는 지켜야 할 경계가 있습니다. 부모라면 아무리 자녀라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할 게 있고 부모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사연을 주신 분의 가족은 부모의 오랜 불화로 이 경계가 무너져 있습니다. 혼자서 이 경계를 다시 복구할 수는 없지만 이제라도 과잉결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엄마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장의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흔히 모른 척하기 쉽습니다. 이는 무난한 방법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더 크게 터져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부갈등이 폭발하면 자책과 후회에 빠지기 쉬울 테니까요. 우선 엄마와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감정을 추스른 다음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이로 인해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세요. 물론 엄마는 한사코 감추거나 계속 엄마를 이해해달라고 설득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가 어떻게 이어지든 이제 이 문제는 부모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돌려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도 막막하지요? 여의치 않다면 엄마와 함께 가족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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