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학생들 스스로 '비대면 축제' 준비.. "소통의 중요성 깨달았어요"

박정경 기자 2021. 3. 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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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 솔뫼초등학교 강용모(오른쪽) 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해 초 담임을 맡은 4학년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의정부 솔뫼초 강용모 교사

코로나로 행사개최 힘들었지만

학교생활 활력 주는 기회 제공

사전회의부터 부스 설치 까지

학생자치회 각종 이벤트 조언

“학생들 대면해 의견 나눌 때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가더라”

“처음 해 보는 온라인 축제라 걱정을 많이 했지만, 자치회 학생들이 정말 잘해줘서 무사히 축제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자치회가 즐겁게 끌어주고, 학생들도 열심히 참여해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경기 의정부 솔뫼초등학교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솔솔솔 축제’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축제를 열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로 위축돼있는 학생들의 삶에 활력을 주고 자신감과 자기표현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교에서 고민 끝에 비대면 축제를 연 것이다.

온라인 축제는 학생자치회, 학부모회, 교사, 방송부 등 다양한 구성원의 참여와 노력으로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학생자치회는 전반적인 축제 진행을 위해 사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들은 집에서 줌(zoom)을 통해 축제에 참여하더라도, 학생자치회는 사전 회의에서부터 당일 부스 운영 등 오프라인에서 할 일이 많았다. 솔뫼초 학생자치회 담당 강용모(34) 교사는 축제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 곁에서 축제 준비를 도왔다. 학생자치회가 방역 수칙을 지키며 대면 회의를 열고, 원만하게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켜본 것이다.

강 교사는 “축제 준비를 온라인 미팅으로 할 때보다 대면해서 의견을 나눌 때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가더라”며 “비대면 축제를 준비하며 역설적으로 사람 사이에 얼굴을 마주 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 준비를 계기로 코로나19 시대에 학교에서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 형성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뫼초등학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학교 안팎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학교와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해결하는 모범 학교로 이름이 나 있었다. 학교 앞 육교 철거를 막아낸 게 대표적인 일화다. 육교 철거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제일 먼저 학교에 문제를 제기했고, 교장 선생님이 이를 지역의 국회의원들에게 이야기해 학부모, 교사, 국회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학교 주변 통학 안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리고 모두의 숙려 끝에 육교를 지켜냈다. 이에 대해 강 교사는 “학교를 올바르게 운영해 나가는 것은 교사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서 교사는 학교를 위해 더 많은 힘을 쓰고 학부모, 지역사회는 학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자치를 비롯해 학부모와 학교, 학교와 지자체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소통도 학교에서 매우 중요하다. 강 교사는 교사의 역할을 ‘안내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바른길을, 삶의 즐거움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안내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은 필수다. 그는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조언해줄 때 그 조언을 진심으로 새겨들을 수 있다”며 “교사가 학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이해할 때 교사의 안내가 바르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강 교사는 학교는 즐거운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는 일차적으로 배움을 위해 오는 곳이지만, 친구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고, 급식을 먹는 곳이기도 하다. 어떤 학생은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러 학교에 오기도 한다. 학생마다 학교에 와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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