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떼루아에 칠레 기술 접목한 명품 와인은?

2021. 3. 3. 10: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카이켄(Kaiken)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해외여행을 그리워하는 이가 늘고 있다. 가족, 친지들과 ‘카이켄(Kaiken)’ 와인으로 홈술을 즐기며 여행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카이켄은 칠레 원주민어로 ‘야생 거위’를 뜻한다. 안데스 산맥을 사이에 둔 두 국가,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오가는 ‘야생 거위’를 보며 자유와 화합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

이 와이너리는 칠레 와인의 대명사 ‘몬테스(Montes)’ 창립자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가 2001년 아르헨티나에 설립했다. 카이켄 와이너리가 설립되기 100여년 전부터 포도밭과 양조를 한 역사적인 와이너리 건물을 인수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천혜의 떼루아와 칠레 몬테스 와인 장인의 솜씨가 결합된 셈이다. 아우렐리오 몬테스는 잠재력이 풍부하고 훌륭한 떼루아를 지닌 포도밭에서 아르헨티나의 전통적인 유산을 이어가며 카이켄 와인 품질 향상에 집중했다. 덕분에 카이켄 와인 명성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현재 세계 60여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흑포도 ‘말벡(Malbec)’, 토착 청포도 ‘토론테스(Torrontes)’가 대표 품종인 아르헨티나 와인의 지역색과 개성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얻으며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이켄 와인 산지인 멘도사는 칠레와 가까우면서도 칠레에서는 찾기 힘든 떼루아를 지닌 흙 속의 보석 같은 존재다.

안데스 산맥 기슭에 위치한 멘도사는 태평양 기후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일조량이 많은 데다 연 강수량이 약 250㎜에 불과해 거의 사막에 가까운 수준이다. 해발 1000m 이상 높은 곳에 있는 포도밭은 일교차가 커서 산도와 당도가 뛰어나다.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고산 지대’라는 개성이 고품질 와인 생산에 최적화된 구조다.

카이켄 와인 주 생산지는 3개 지역으로 구분된다. 먼저 루한 데 꾸조(Lujan de Cuyo)의 비스탈바(Vistalba) 포도밭은 멘도사의 전통적 생산지로, 구조감이 뛰어난 프리미엄 와인이 주로 생산된다.

▶‘해발 1000m 이상 청정 고산 지대’ 멘도사 떼루아 특성 잘 반영

아그렐로(Agrelo) 포도밭은 과실 향이 풍부하고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기본 범위 와인을 생산한다. 20년 전에 개발해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우꼬 밸리(Uco Valley)의 비스타 플로레스(Vista Flores) 포도밭은 해발 1350m에서 다양한 와인을 만들어낸다. 특히 카이켄을 대표하는 울트라 말벡(Ultra Malbec)을 비롯, 신선하고 집중도가 뛰어난 프리미엄 말벡 와인을 생산한다. 울트라 말벡 와인은 2011년산이 와인스펙테이터 90점, 2016년산은 로버트 파커 88점, 2015년산은 와인스펙테이터 Top 45위에 선정된 바 있다. 북쪽의 살타(Salta) 포도밭도 토론테스 포도 품종으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해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

수년 전 카이켄 와이너리를 방문해 10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 프리미엄 와인인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14’가 가장 인상 깊었다. 포도 품종은 말벡 96%, 카베르네 소비뇽 4%를 블렌딩했고,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했다. 깊은 제비꽃 빛깔을 띠고, 체리, 레드베리, 초콜릿, 바닐라, 시가 향이 난다. 붉은 과일, 토스트 바닐라 풍미가 가득하고, 부드럽고 둥근 느낌의 타닌과 풀보디한 느낌의 긴 여운이 훌륭했다.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갈비 숯불구이, BBQ, 양갈비 스테이크, 경질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고재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8호 (2021.03.03~2021.03.09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