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 비너스상, 물난리에 피난 간다

이근영 2021. 3. 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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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프랑스 파리 센강의 범람이 잦아지자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품들을 안전한 보존센터로 옮기기로 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지난달 초 센강 범람이 엿새 동안 이어지자 소장 예술품 10만점을 파리에서 북쪽으로 190㎞ 떨어진 리에벵 루브르보존센터로 옮겼다.

루브르박물관은 올해 중반까지 밀로의 비너스를 포함해 모두 25만점의 그림, 조각, 태피스트리를 리에벵 보존센터로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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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프랑스 센강 2월초 엿새 동안 범람
최근 5년 사이 대홍수 세차례 겪자
62만점 소장품 보존센터 이전 계획
영국·네덜란드도 유물들 대피 나서
2016년 6월 대홍수로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문을 닫은 뒤 예술품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해 포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기후위기로 프랑스 파리 센강의 범람이 잦아지자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품들을 안전한 보존센터로 옮기기로 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지난달 초 센강 범람이 엿새 동안 이어지자 소장 예술품 10만점을 파리에서 북쪽으로 190㎞ 떨어진 리에벵 루브르보존센터로 옮겼다. 장 뤽 마르티네즈 루브르박물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홍수는 예술작품들에 대해 보호조처를 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간 1천만명이 찾아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명소로 꼽히는 루브르박물관은 62만점의 예술유물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만5천점만이 파리의 옛궁전에서 전시되고 있다.

지난달 초 홍수로 범람한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노트르담대성당 인근을 지나던 행인들이 강변도로 난간을 잡고 어렵게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파리 센강은 1910년 대홍수 때 수위가 8.6m까지 차 올랐다. 도로는 두 달 동안 물에 잠기고 도심에도 물이 넘쳤으며 수천명의 시민이 피난을 가야 했다. 당시 피해액은 현재 가치로 환산해 2조원(19억달러)에 이르렀다.

최근 기후위기로 파리에 홍수가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1910년 이래 가장 큰 홍수가 최근 5년 동안 세 차례나 이어진 것이다. 2016년에는 수위가 6.1m, 2018년에는 5.7m까지 상승했다. 2016년 홍수로 피해를 본 예술품은 없었지만 루브르는 문을 닫았고 지하에 있던 3만5천점을 48시간 동안 지상으로 옮겨야 했다. 당시 박물관 손실액만 20억원(180만달러)에 이른다. 루브르보존센터를 설계한 해미시 크로켓은 “루브르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우리는 기후변화 때문에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올해 중반까지 밀로의 비너스를 포함해 모두 25만점의 그림, 조각, 태피스트리를 리에벵 보존센터로 옮길 예정이다. 2019년 10월 문을 연 루브르보존센터는 1만8500㎡의 유리와 철재로 이뤄진 건물로, 지붕을 잔디로 덮어 봄에는 야생화들이 핀다. 이는 빗물 관리에 도움을 줘 홍수 위험을 줄인다고 크로켓은 설명했다.

2016년 6월초 홍수로 센강이 범람하자 문을 닫은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한 관광객이 안내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아래 위 긴 줄

위기에 놓인 건 루브르만이 아니야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로 폭우가 더 자주 내려 루브르박물관뿐만 아니라 노트르담대성당, 오르세박물관 등 강변에 위치한 문화유산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위기에 놓인 것은 파리만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짠 바닷물에 산마르코대성당이 손상을 입은 뒤 베니스 역사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모세의 장벽’을 세웠다. 영국 런던의 국립미술관 테이트갤러리도 홍수 위험지역에 위치해 있다. 메크틸트 뢰스레르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장은 “적절한 보호조처를 하지 않으면 소장물들이 훼손될 수 있는 박물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 국가들도 보존에 나서고 있다. 대영박물관은 런던에서 서쪽으로 64㎞ 떨어져 있는 쉰필드에 문화재 수장고를 짓고 있다.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미술관 등 4곳의 국립미술관에서 60만여점의 문화재를 암스테르담 남동쪽 50㎞ 지점의 아메르스포르트에 지은 수장고로 옮길 예정이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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