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무조건 오른다..문제는 입주량 아닌 정비사업"

아파트 입주 영향력 줄고
정비사업 비중·거주요건 영향 커져

잠실 공인중개사무소 앞 [사진 = 이충우 기자]

서울 주택의 전세가격은 입주물량과 관계 없이 구조적으로 오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은 입주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여왔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직전분기 대비 3배 이상(5929가구→2만233가구) 증가한 2018년 4분기 이후 서울 전세가격은 3분기 연속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전세가격은 과거보다 늘어난 입주물량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업계는 전세가격에 등락에 미치는 영향이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로 이동하는 것으로 진단한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는 2008년(5만7379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4만9078가구가 입주했다. 하지만 서울 전세가격은 2020년에만 14.24% 올라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후 2번째(2015년 15.60%↑)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전셋값 상승은 3기신도시 등 사전청약 이슈로 특정지역으로 전세수요가 늘었고 임대차2법 시행 영향으로 입주물량 영향력이 과거보다 낮아진 영향 크다"면서 "무엇보다 과거보다 높아진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3년~2014년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입주물량 비중은 전체의 절반 이하에 그쳤지만, 최근 2~3년 사이의 입주물량은 정비사업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서울 입주물량 중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 = 부동산114]

정비사업은 기존 조합원이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어 택지나 신도시 가구에 비해 일반에 돌아가는 분양물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실거주 요건(양도세 면제를 위한 2년 거주, 주택담보대출 시 직접 거주 등) 강화로 전월세 시장에 나오는 물량도 줄었다. 여기에 새 임대차법 시행은 전월세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

올해 2분기 이후 아파트 입주 총량도 급격히 줄어든다. 올해 입주 물량은 1분기(1~3월) 1만1140가구에서 2분기 5659가구, 3분기 7938가구, 4분기 4919가구로 감소한다.

윤 연구원은 "입주물량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전세가격은 당분간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년 단위로 이어지는 전세계약을 감안할 때 이달부터 진행될 이사철에 작년 급등했던 전세가격이 반영되며 재계약이든(5% 상한제적용) 신규 계약이든(2020년 10%이상 튄 가격 감안) 높아진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든, 적든 전세가격은 임대차2법이 시행 이후 1년이 지나가는 올해까지는 과도기적 상승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보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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