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끝낸 손민수, 리스트·바흐 도전.."내 인생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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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하려던 프로젝트는 리스트와 바흐입니다. 오래 묵혀뒀는데 살면서 늘 책임감을 느꼈죠. 꼭 해야만 하는 제 인생의 사명입니다."
손민수는 "40대의 전반기를 베토벤으로 보냈다면, 후반기는 리스트와 바흐로 보내게 될 것"이라며 "새 프로젝트가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순 없지만, 베토벤 때처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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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하려던 프로젝트는 리스트와 바흐입니다. 오래 묵혀뒀는데 살면서 늘 책임감을 느꼈죠. 꼭 해야만 하는 제 인생의 사명입니다."
피아니스트 손민수(45)는 2017년 11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리사이틀을 열고 '베토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녹음해 음반으로 내고, 8회로 나눠 전곡을 연주하는 대장정이었다. 이제 피날레 무대만을 남겨둔 그가 다음 여정으로 리스트와 바흐를 꺼냈다.
베토벤이란 산을 넘었지만, 또 다른 산을 넘고자 준비 중인 그를 지난 2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4층 교수실에서 만났다. 그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 지난해 9월 음반을 내며 마지막 리사이틀을 열고자 했으나 코로나19로 두 차례 미뤄졌다. 해를 넘겨 오는 15일 롯데콘서트홀이 마무리 무대다.
손민수는 이 프로젝트를 끝낸 소감을 묻자 "특별한 감정이 들지 않고 담담하다"고 답했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했으면 그다음 목표를 향해 또다시 나아갈 뿐이며 뭔가를 다 이뤘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스승) 러셀 셔먼 선생님께 음반을 보냈는데 받자마자 굉장히 울컥했다고 하셨다"며 "치열하게 내 음악을 찾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신 분이다. 힘들게 무언가를 하는 자식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부모의 감정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내게 베토벤은 자유의 상징과 같다. 음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자 했고, 자기 생각이 확실하면 다른 누군가와 타협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베토벤은 자연에 대한 사랑과 화합을 늘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현시대를 살고 있다면 음악으로 환경 운동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민수는 "리스트와 바흐는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주도 많이 다닐 때 처음 생각한 아이디어였다"며 "한국에서 베토벤 소나타를 먼저 시작했지만, 그때 마음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그가 혼자 떠올린 건 아니었고,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스승 셔먼의 영향이 컸다. 그는 셔먼의 데뷔 앨범이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이라서 늘 특별한 느낌이 있었고, 바흐의 '평균율'은 셔먼이 연주하고도 앨범은 내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했다.
'초절기교 연습곡' 12곡 전곡과 '평균율' 1·2권(48곡) 전곡을 연주하고 앨범도 내는 게 목표다. '초절기교 연습곡'은 고난도의 기교가 요구돼 피아노 역사상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곡이며, 건반악기 음악의 기초이자 구약성서로 불리는 '평균율'은 피아노 전공자라면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작품집이다.
손민수는 "40대의 전반기를 베토벤으로 보냈다면, 후반기는 리스트와 바흐로 보내게 될 것"이라며 "새 프로젝트가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순 없지만, 베토벤 때처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손민수는 올해도 바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예종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충실하면서 KBS교향악단·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인천시립교향악단·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그는 18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뒤 2006년 캐나다 호넨스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등 수상 실적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뉴욕 카네기홀과 보스턴 심포니홀 등 유명 무대에 섰고, 보스턴심포니 등 세계적인 교향악단과도 협연했다. 미 미시간주립대 교수를 거쳐 2015년부터 한예종 교수로 일하고 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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