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출근' 직장인 유튜브와 차별화 가능할까 [TV와치]

이해정 2021. 3. 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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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아무튼 출근!'이 정규 프로그램으로서 첫 선을 보였다. 쏟아지는 직장인 브이로그 유튜브와 차별화가 가능할까.

3월 2일 첫 방송된 MBC 새 예능 '아무튼 출근!'은 '직장인 브이로그'(영상으로 쓰는 일기) 형식을 예능 포맷에 적용, 요즘 사람들의 다양한 밥벌이와 리얼한 직장 생활을 엿보는 신개념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여름 파일럿 방송 후 정규 편성됐다.

첫 방송에서는 은행원 이소연, 개발자 천인우, 기관사 심현민의 직장 생활이 공개됐다. 이소연은 앞머리에 롤을 만 채 출근 준비를 하는 모습부터 프로페셔널한 9년 차 직장인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스타트업에 근무 중인 천인우는 편안한 재택 근무룩을 공개하는가 하면 리더의 고단한 숙명을 그려 눈길을 끌었다. 다음 주에는 기관사 심현민의 본격 밥벌이 브이로그에 이어 3년 차 스무 살 목수 이아진, 기자 남형도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아무튼 출근!' 첫 방송은 수도권 기준 2부 4.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특히 천인우가 여의도 한강뷰를 배경으로 일하는 장면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이 6%까지 상승했다. 파일럿 방송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입증됐던 화제성이 정규 프로그램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아무튼 출근!'이 마냥 승승장구할 것이라 예측하긴 힘들다. 첫 회는 말 그대로 맛보기다. 김구라, 박선영, 광희 3MC 조합에 대한 기대감, 첫 방송이라는 화제성 등 복합적인 이유가 시청률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모든 포맷이 안정화된 후에도 고정적인 시청층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다.

또한 '아무튼 출근!'은 개개인의 밥벌이 브이로그를 담는 만큼 출연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첫 방송부터 '하트시그널 시즌3'에 출연했던 천인우가 등장해 시청률 견인에 기여한 것은 좋았지만, 언제까지고 화제의 일반인만 섭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평범한 직장인들 일상을 담자니 매력이 떨어진다. '아무튼 출근!'이 시청자가 공감할만한 직장 생활을 담으면서도 확실한 재미 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무튼 출근!'에 있어 가장 큰 복병은 아이러니하게도 직장 생활 그 자체이다. 누군가의 직장 생활을 엿보는 체험은 흥미롭지만, 매주 누군가의 밥벌이를 관찰하고 싶을까. 출근, 업무, 점심시간, 퇴근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직장 생활을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보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도 앞서 말한 출연자 선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첫 방송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던 3MC 역할도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 단순히 브이로그를 보고 대단하다고 감탄하거나 허무한 질문만 던져서는 MC로서 시너지를 발휘하기 힘들다. 방송에 특화되지 않은 일반인 영상이 소개되는 만큼 적절한 재미 ,양념을 치는 건 MC들 몫이다.

마지막으로 '아무튼 출근!'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결국 직장인 유튜브를 꺾을 수 있냐는 점이다. 이미 유튜브에는 숱한 직장인 브이로그가 존재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은 물론, 직장인들이 직접 찍은 브이로그인만큼 생생한 재미마저 보장된다. 방송과는 달리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아무튼 출근!'은 애초에 직장인 브이로그를 방송 포맷에 적용시킨 만큼 신선함은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첫 방송에서도 기존 유튜브 브이로그와 별반 다르지 않은 연출이 아쉬움을 남겼다. 매일 신선한 브이로그가 쏟아지는 유튜브가 있는데 굳이 일주일씩 기다려서 '아무튼 출근!'을 봐야 할까. 유튜브가 아니라 '아무튼 출근!'에서 밥벌이 브이로그를 봐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아무튼 출근!'은 정규 프로그램으로서 이제 막 첫 발을 뗐다. 첫 시청률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소소한 화제몰이에 성공하며 다음 주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무튼 출근!'이 직장 생활을 담는 예능이라는 차별점에 더해 새로운 강점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일의 유무, 형태, 방식이 180도 달라진 현대 사회에서 '아무튼 출근!'이 새로운 공감과 재미를 수혈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다.

(사진=MBC '아무튼 출근!')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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