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자회사 합병·상표권 소송.. 바람잘 날 없는 한국타이어

민서연 기자 2021. 3.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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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타이어 업체인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의 사임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경영권 다툼은 주주제안 대립으로 다시 불붙었고 상호사용금지 소송도 현재진행형이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했던 자회사의 흡수합병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 이미지 컷.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 장녀·장남 vs 최대주주 차남… 30일 주총서 표대결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家)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현식 부회장의 주주제안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조 부회장은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서 사퇴하겠다며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 이들은 주력 사업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도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은 이사회를 통해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내세우면서 이달 30일 열리는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조 부회장은 대표직 사임의사만 밝히고 대표이사 외 그룹 부회장직과 등기이사 등에 대해서는 거취 표명이 없어, 재계 안팎에서는 한국타이어가의 분쟁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이 중요해진 이유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 중 '3% 룰' 때문이다. 3% 룰은 상장사의 감사를 선임할 때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까지만 행사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또 기업이 감사위원을 뽑을 때 이사회를 선임하고 이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했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감사위원 1명을 무조건 이사와 별도로 분리 선출해야한다. 이에 따라 조 사장과 조 부회장 모두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서 소액주주의 표심을 확보하는 쪽이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한국앤컴퍼니 지분구조도. /그래픽=이민경

◇ 성년후견심판 결과로 차남 지분 조정될 수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성년후견심판도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분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성년후견심판 가사면접조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조 이사장과 조 부회장은 조사를 마쳤고, 조 회장은 이달 10일 조사를 앞두고 있다. 통상 6개월 정도 진행되는 성년후견심판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조사가 미뤄졌으나 올해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성년후견 심판 청구가 인용되면 조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매각한 조 회장의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후속 소송 제기가 가능해진다. 현재 조 사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9%으로,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 중립의견으로 알려진 차녀 조희경씨의 지분을 합친 30.97%보다 많다. 만약 심판 청구가 인용되면, 조 사장이 조 회장으로부터 양도받은 23.59%의 지분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경영권 외에도 한국앤컴퍼니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럿이다. 한국앤컴퍼니는 2019년 한국타이어앤월드와이드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이름을 바꿨으나, 유사한 이름의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053590)와 상표권 시비가 붙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지주사 이름을 현 한국앤컴퍼니로 변경했으나, 소송은 부정한 목적으로 상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항고한 상태다.

자회사의 합병건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국앤컴퍼니는 자회사 한국아트라스BX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병비율 논란이 일었고 금감원으로부터 수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았다. 합병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이 소송까지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현재는 한숨을 돌린 상태다.

다만 흡수합병이 진행 중이어도 소액주주와 회사 사이의 주식매수청구 가격 차이가 커, 매수권 가격결정권이 법원으로 넘어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 중 아트라스BX의 주식을 약 1.36% 보유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1주당 12만8936원, 사측은 5만2816원을 제시하며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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