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佛이민자 성공신화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3.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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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前대통령 실형 선고
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법정에 출석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판사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2007~2012년 재임)에게 프랑스 법원이 1일(현지 시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사르코지는 헝가리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대통령에 오른 성공 신화를 썼지만, 퇴임 이후 갖가지 부정부패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몰락하고 있다.

파리형사법원은 이날 사르코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2년은 형 집행을 유예하지만 1년은 감금하겠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구체적인 감금 방식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프랑스 언론은 교도소에 가지는 않고 전자 태그를 몸에 부착한 채 가택연금 생활을 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 직전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앙 베탕쿠르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퇴임 직후부터 수사 대상이 됐다. 그는 2014년 질베르 아지베르라는 파기법원(대법원에 해당) 판사에게 이 사건과 관련한 기밀을 건네주면 아지베르가 퇴임한 이후 모나코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회유한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이 사건 재판으로 사르코지는 1958년 현재의 프랑스 헌법이 시행된 이후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첫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차명으로 ‘대포폰’을 만든 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아지베르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 외에도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영수증을 위조해 법정 한도를 초과하는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와 2007년 대선 당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2007년 로레알의 베탕쿠르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는 프랑스인이 많다.

사르코지는 이날 선고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꾸준히 타진해온 정계 복귀는 물 건너갔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보도했다. 2012년 대선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한 사르코지는 2017년 대선에도 출마를 준비했지만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졌다. 최근까지도 그는 2022년 대선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우파 노선에 불만을 표시하는 일부 전통 우파 세력은 사르코지가 다시 대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낮아졌다. 일간 르몽드는 “사르코지의 복귀를 기대해온 지지자들이 대선을 1년 앞두고 나온 이번 판결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가수 카를라 브루니가 1일 사르코지의 판사 매수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온 직후 인스타그램에 둘이 함께 나온 이 사진을 올리며 "전투는 계속되고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적었다. /인스타그램

사르코지의 아내인 가수 카를라 브루니는 이날 선고 직후 인스타그램에 자신과 사르코지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남편에 대한) 비상식적인 모함”이라며 “전투는 계속되고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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