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서 떨어진 두 살배기 받아낸 베트남 '슈퍼 히어로'

김예윤기자 2021. 3. 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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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의 트럭 배달 운전기사가 아파트 12층 발코니에 매달려있던 두 살배기 아이를 구해내며 '슈퍼 히어로'가 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배달을 위해 차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능우옌 느걱 만 씨(31)는 어디선가 아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만 씨는 아이가 안전하게 떨어질 수 있을만한 곳을 찾아 지상에서 약 3m 높이의 타일 지붕으로 올라갔다.

만 씨는 아이를 잡기 위해 최대한 팔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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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의 트럭 배달 운전기사가 아파트 12층 발코니에 매달려있던 두 살배기 아이를 구해내며 ‘슈퍼 히어로’가 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배달을 위해 차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능우옌 느걱 만 씨(31)는 어디선가 아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나보네’ 생각했지만 이어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듣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땅에서 거의 50m 위에 있는 발코니에 매달려있는 아이였다.

처음에는 멍하게 바라봤지만 이내 사태를 파악한 그는 차 밖으로 뛰쳐나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근처 옆 건물 벽을 기어올랐다. 만 씨는 아이가 안전하게 떨어질 수 있을만한 곳을 찾아 지상에서 약 3m 높이의 타일 지붕으로 올라갔다.

이어 가정 내 전기 발전기를 보관하는 데 쓰는 금속 발판에 발을 딛었다. 만 씨는 아이를 잡기 위해 최대한 팔을 뻗었다. 그는 “아이가 떨어질 때 최소한 땅에 곧바로 떨어지지 않게라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판에 불안정하게 선 그도 미끄러지기 직전, 아이가 떨어졌다. 그 순간 만 씨는 몸을 앞으로 내밀었고 아이는 그의 품으로 떨어졌다. 두 사람은 함께 얇은 철판 지붕에 떨어졌다. 모두 2분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정말 다행히도 아이가 내 무릎으로 떨어졌다. 아이는 울지도 않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며 “품 속에 아이가 집에 있는 내 아이와 매우 비슷해 보였다. 정신이 없어 ‘괜찮아,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아이는 곧바로 국립 아동병원에 이송됐고 다리 및 엉덩이 탈구가 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를 구한 만 씨도 팔 근육을 다쳤다.

그는 아이를 구한 후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고 떠났지만 사건이 널리 알려지며 ‘슈퍼 영웅’으로 칭송 받고 선물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해졌다. 그는 “그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돌아보니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제게 돈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벌지 않은 돈은 받지 않는 게 좋은 것 같다”며 “그때 누구든 똑같은 일을 했을 것이다, 영웅이라니 민망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곧바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배달 일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지 등은 전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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