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 학폭 폭로자 "서신애 침묵 의미 알아야..가해자들, 선택적 기억"

오경묵 기자 2021. 3. 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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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 /뉴시스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이 학교 폭력(학폭) 의혹을 부인하자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네티즌 A씨가 2일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해자(수진) 대변인들과 만남 후 현재까지 소속사 측에서는 아무런 입장 발표가 없다”며 “제 글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반박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봤지만, 침묵은 곧 긍정이 되어버릴 수 있기에 추가 폭로보다는 제 입장 표명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자신의 동생이 수진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A씨가 “수진이 화장실에서 동생과 동생 친구들을 불러다가 서로 뺨을 때리게 했다” “동생을 ‘왕따’라고 칭하는 단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등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수진은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핀 적은 있다”면서도 “단 한번도 폭행을 가한 적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수진이 오히려 학창 시절 ‘은따(은근히 따돌림)’ 대상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 폭로자 “폭력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진이) 2학년 때 은따였다는 주장이 이슈가 된다고 해서 학폭 사실이 없던 것이 되진 않는다”며 “피해자들에게 가해자의 은따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도, 피해사실에 어떠한 영향력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따설 관련해 피해자가 아는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가해자가 본인의 같은 무리였던 B씨의 왕따를 도모하다 본인이 역으로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동급생끼리의 감정 싸움으로 인해 일어난 사건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A씨는 “명확하게 다툼이 아니다. 제 동생은 (수진과의 통화에서) ‘응, 아니, 미안해’가 대화의 전부였을 뿐 수화기를 넘겨받았을 때 들렸던 것은 일방적인 가해자의 욕설이었다”고 했다.

A씨는 사건의 발단이 된 ‘주스 논란’에 대해 “욕설을 제가 듣고 ‘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가해자의 대답은 ‘빌린 돈을 안 갚는다’는 이유였고, 빌린 돈의 출처가 바로 주스였다”며 “통화로 욕설을 퍼부은 기억도 온전한데 주스만 기억을 못 하는 것, 선택적 기억과 망각이 공존하고 있다. 가해자들의 전형적이고 뻔한 최선의 선택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A씨는 앞서 “동생이 수진이 권유한 주스를 마셨는데, 이후 수진이 그 주스값 3500원을 달라며 전화로 일방적인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진을 옹호하는 측에서 ‘가해자는 그럴 성격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옹호글이 아닌, 본인이 느낀 주관적인 인성에 대한 옹호뿐이다. 이는 많은 범죄자를 옹호할 때 나오는 가장 흔한 레퍼토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누구라도 사람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 “서신애, 댓글 테러 당해… 침묵 의미를 읽어야”

인기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아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서신애도 수진으로부터 학폭을 당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A씨는 “제가 쓴 글 어디에도 서 배우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제 의견을 적는다”라며 “여배우가 한 아이돌의 학폭 의혹에 휩싸여 팬들에게 댓글 테러를 당하고,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입장 표명 없이 일관되게 저격 글을 SNS(소셜미디어)에 업데이트했다”고 했다.

A씨는 “사실이 아니라면 입장 표명을 진작에 했을 텐데, SNS 댓글 창을 닫고 악플과 언론의 압박과 맞서면서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라며 “여배우가 지키는 침묵의 의미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배우 서신애 /인스타그램

서신애와 수진은 1998년생 동갑으로 중학교 동창이다. 수진의 학교폭력 의혹이 일자 한 네티즌은 서신애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네티즌은 “서양이 울면서 나한테 말하던 걸 기억한다. 등교하는 길에 이 친구 뒤에서 ‘서양, 이 XXX아. 야 이 X꾸X꾸야. 애미애비 없어서 어떡하냐’ 등 매일 소리를 지르며 불렀다”며 “그런데 (수진이) 예능에 나와서 얘랑 같은 출신이라고 웃으며 말하더라. 진짜 소름끼쳤다”고 했다.

이 논란은 서신애가 2012년 KBS드라마 ‘SOS’ 기자간담회 때 “‘하이킥' 출연 당시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당시 서신애는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연예인 납신다’고 장난을 치거나 내게 ‘빵꾸똥꾸’ ‘신신애’ ‘거지’라고 불러 슬펐다”고 했다.

서신애는 수진의 학폭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20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변명 그만해라(None of your excuse)”라는 글귀를 남겨 수진이 학폭 의혹을 부인한 것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신애는 22일에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팝가수 빌리 아일리쉬의 노래 ‘Therefore I Am’의 재생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인스타그램

지난해 11월 발표된 이 노래에는 ‘난 네 친구가 아냐. 내 기분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I’m not your friend. Don’t talk ‘bout me like how you might know how I feel)’ 등의 가사가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학폭은 없었다는 수진의 해명에 서신애가 또다시 저격 글을 올린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A씨는 “제가 글을 쓰는 매 순간 동생을 앉혀놓고 사실임을 재차 확인한다”며 “애매한 기억은 되도록 빼려고 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폭로만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게 글의 앞뒤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해명을 요구하고 계신 분들, 정작 가해자야말로 본인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며 번복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말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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