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 경기, 후회 없게".. '파란만장 김보미'의 간절한 승부
삼성생명 예상 밖 선전 이끈 투혼
3차전 우리은행 잡으면 '새역사'
[경향신문]
대다수 전문가는 정규리그 1위팀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예상했다. 그것도 2승 무패의 완승.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4위 삼성생명이 선전을 펼치며 승부를 마지막 3차전으로 몰고갔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의 선전은 베테랑 김보미(35·사진)를 빼고 설명하기 힘들다. 김보미는 우리은행과의 PO 두 경기에서 평균 12득점에 5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2차전이 끝난 뒤에는 경기별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리브모바일 플렉스’로 선정돼 1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김보미는 2일 전화통화에서 “은퇴를 생각하는 나이이고, 제 인생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이기고 지는 걸 떠나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후회없이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PO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 프로 17년차. 정규리그만 495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지만 김보미는 크게 주목받는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성적이 뛰어나지도 않다. 그의 정규리그 통산 평균 득점은 6.04점. 커리어하이는 금호생명(현 BNK) 시절인 2009~2010시즌 올린 10.8득점이다. 그게 김보미가 올린 유일한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이다.
팀을 옮긴 것도 여러 차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으나 이후 금호생명(현 BNK)과 하나외환(현 하나원큐), KB스타즈, 삼성생명 등을 거쳤다. 6개 구단 가운데 신한은행을 뺀 나머지 5개 팀에 모두 몸담아봤다. 여자프로농구의 대표적 ‘저니맨’인 셈이다. 그의 농구 인생은 파란만장했지만, 그럼에도 오랜 세월 코트를 누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성실함과 꾸준함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단 1분을 뛰더라도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수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흐르는 볼이 나올 때마다 ‘쿵’ 소리가 나면 김보미가 넘어져 있다. 몸을 날리며 리바운드를 잡고, 볼을 놓치더라도 끝까지 따라가 쳐내 자기 팀의 볼로 살려주는 플레이는 그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 시즌 막판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그의 3점슛은 팀 전력에 엄청난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삼성생명이 3일 열리는 3차전을 잡으면 2001 겨울리그 플레이오프에서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이 신세계를 꺾은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4위가 1위를 제치고 챔프전에 오르는 역사를 쓰게 된다. 김보미의 농구 인생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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