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 장인·과일 장수·지체장애인 등 '남다른 나눔'
[경향신문]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묵묵하게 나눔을 실천한 시민 46명이 국민 추천으로 국민훈장 등 정부 포상을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국민 추천 포상’ 수상자로 선정된 46명의 수여식을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국민 추천 포상은 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이웃을 국민이 추천하면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로 올해 10기를 맞는다. 이번 포상에서는 국민훈장 6점, 국민포장 7점, 대통령표창 15점, 국무총리표창 18점이 수여된다.
수상자 가운데 최고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전종복(81)·김순분(73)씨 부부는 평생 아껴 모은 재산 30억원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부부는 “남은 재산도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하겠다”며 “저희를 본보기로 사랑과 나눔이 퍼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명위진 대한장학회 이사장(79)에게는 동백장이 수여된다. 중견기업 대표인 그는 장학회를 설립해 12년간 100억원을 기부하고 병원에 19억 원을 후원하는 등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했다.
서울 명동 작은 가게에서 50여년 구두 수선 일을 하면서 모은 재산 12억원을 대학교에 기부하고 6억원 상당의 집도 기부를 약정한 명품수선의 장인 김병양씨(84), 50년간 과일을 팔아 모은 재산 200억원을 학교에 기부하고, 나머지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도 기부를 약속한 김영석(93)·양영애(85)씨 부부는 목련장의 주인공이 됐다. 공무원 출신으로 자신은 2G폰을 쓸 정도로 검소하지만, 기부 인심이 후해 ‘기부 할아버지’로 불리는 권오록씨(85)와 지체장애 2급임에도 재난 현장 등을 다니며 27년간 자원봉사활동을 펼친 개그맨 출신 조정현씨(60)는 석류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권씨는 푸르메재단, 초록우산, 대한적십자사 등에 그동안 10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5억원을 쾌척했다. 국민훈장은 5등급으로 구분하는데 1등급은 무궁화장, 2등급 모란장, 3등급 동백장, 4등급 목련장, 5등급은 석류장이다.
이 밖에 평생 구두를 닦아 장만한 시가 7억원 상당의 임야를 경기 파주시에 조건없이 기부하고, 25년간 구두·가방 수선 봉사 활동을 펼친 김병록씨(61), 자신이 운영하던 20억원 상당의 유치원을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며 창원교육지원청에 선뜻 기부한 이정숙씨(86), 30여년간 국내외 스포츠대회 등에서 재능기부한 스포츠 닥터 김태영씨(57) 등 7명은 국민포장을 받는다.
64년간 해녀로 살아오면서 힘들게 모은 전 재산 1억원을 대학교에 기부한 부금현씨(94),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12년간 1400여 가정에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전달한 오준규씨(50) 등은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30여년 전부터 매월 급여의 10%를 떼어 독거노인들을 후원하고, 1999년 식당을 직접 운영한 이후에는 어르신과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식사와 돼지갈비를 꾸준하게 후원하고 있는 홍순일씨(58) 등 18명의 시민은 국무총리표창 수상자가 됐다. 올해 10기 국민 추천 포상 수상자는 2019년 7월1일부터 2020년 6월30일까지 국민이 추천한 755건 가운데 현지 조사와 국민 추천 포상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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