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취급" 결혼 앞둔 30대 해경 극단 선택..경찰, 직장 내 괴롭힘 수사

김준호 기자 2021. 3. 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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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지 옮긴 지 18일만에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통영해경. /뉴시스

결혼을 앞둔 30대 해양경찰이 새 근무지로 옮긴지 18일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새 근무지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평상 시 힘들어했다는 주변인 진술에 따라 경찰과 해경에선 사실 파악에 들어갔다.

2일 경남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10시15분쯤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A(34) 경장이 통영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출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A경장이 연락이 없자 집을 찾아간 직장동료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경장은 거제에 있는 해양파출소에 근무하다가 지난달 8일 통영해경 본서로 전출돼 행정업무를 했다.

하지만 A경장에게 제대로 된 업무를 주지 않고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유족과 지인들의 진술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유족과 지인 등은 A경장이 새 근무지로 옮긴지 얼마 안돼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등 직장 내 괴롭힘에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이런 탓에 A경장은 숨지기 전인 2월12일 경찰관 인터넷 커뮤니티에 고충을 담은 글을 게시하기도 했고, 2월18일엔 병가를 내고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제 등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인 조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중에 있다”며 “A경장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 결과가 오면 이를 분석해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고, 사실일 경우 해경에 내용을 통보하는 등 수사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통영해경 측은 “내부 감찰쪽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확인중에 있다”며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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