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외국인 확진자, 직장은 양주·포천·남양주..'지역 확산' 우려

노도현·이창준 기자 2021. 3. 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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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 5명 중 1명꼴 감염
미등록 외국인 파악 어려워

[경향신문]

경기 동두천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80여명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두천시는 지난달 27~28일 선제검사에서 외국인 84명을 포함해 총 88명이 확진됐다고 2일 밝혔다. 28일 검사 인원 509명 중 외국인은 435명이다. 이 중 외국인 확진자는 79명으로, 외국인 검사자 확진율은 18%에 달했다. 이들은 동두천에 살지만 직장 등 주요 생활권이 양주, 포천, 남양주, 인천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외국인 확진자 간 역학관계를 조사 중이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긴급대응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확진자들의 소속 사업장이나 활동공간이 분산돼 있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8일 확진자 비율이 굉장히 경각심을 줄 정도로 높다”며 “(확진자가) 여러 사업장에 분산되어 있다면 동두천과 인근 감염 확산의 근거가 될 것이고, 몇 개 사업장이나 활동공간에 집약된다면 당사자가 서로 확진자 정보를 공유하면서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충북 진천의 한 닭가공 공장에서 전날 밤 11명이 신규 확진됐는데, 10명이 외국인 노동자다. 동두천과 맞닿아 있는 양주시 남면의 3개 산업단지 내 노동자 999명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한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최근까지 확진된 29명 중 24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지난달 광적면 섬유업체 직원 31명을 검사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 11명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양주 진관산업단지 내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는 집단감염에 연쇄감염까지 발생해 총 19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100여명이었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을 꼽았다. 제조공장 건물이 대형 컨테이너 구조가 많아 환기가 어려운 데다 외국인 노동자 다수는 기숙사에 모여 산다. 이들이 함께 쓰는 공장 내 탈의실·목욕탕·휴게실 등은 전형적인 ‘3밀’ 환경이다. 동두천 사례를 두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등록 외국인의 경우 단속에 대한 두려움으로 코로나19 검사를 꺼리는 것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동두천에서는 등록 외국인 399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데도 이틀 만에 8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미등록 외국인은 아직 파악조차 안 된다.

동두천 사례는 한 사업장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존 사례와 차이가 있다. 김달성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해당 지역에 외국인들의 커뮤니티가 있다든지 자주 가는 식당·카페·교회 등이 있다보니 지역감염이면서도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희신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은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에게 방역 홍보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된 것 아닌가 싶다. 두려움 없이 검사받을 수 있도록 홍보 등을 제대로 못한 것을 반성할 때”라며 “외국인 혐오로 번져선 안 된다”고 했다.

노도현·이창준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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