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도 단일화 진통
의원직 포기하고 '배수진'
3자 동시 단일화 어려울 듯
[경향신문]
여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시작부터 헝클어지고 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가 2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단일화 협상 ‘배수진’을 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전환과 오는 8일 단일 후보를 확정키로 했다. 민주당이 당초 구상했던 ‘3자 동시 단일화’는 어려워지고 ‘순차 단일화’로 가는 형국이다.
김진애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앞서 민주당에 3차례의 토론회를 열고, 배심원 투표(30%), 여론조사(30%), 양당 권리당원 투표(40%)로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제안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은 8일까지 모든 걸 끝내자고 하는데, 이러면 충실한 단일화가 될 수 없다”며 “(후보등록 마감일인) 18일까지 성실한 단일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시한의 마지노선을 연장하자는 것이다.
김 후보가 의원직 사퇴 행정처리를 오는 5일쯤 끝내면, 그의 의원직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다음 순번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승계한다.
반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 중 단일 후보는 8일 확정된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과 정대진 시대전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일 토론회를 한 차례 열고, 6~7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두 후보의 정책 선호도를 온라인으로 조사해, 선호도가 높은 공약을 단일 후보의 공약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로써 범여권 단일화는 박·조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하고, 이 중 승자가 다시 김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 협상을 질질 끌 경우 범여권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민주당 구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힘겨루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각 정당의 이해관계로 단일화 논의가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국민의 피로감과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곽희양·박광연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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