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당 일제히 '윤석열 엄호 사격'

국민의힘 "외면 못할 외침"
안철수 "전적으로 공감해"
중수청 반대에 한목소리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자 야권은 한목소리로 옹호했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분과 입법 폭주를 부각시켜 ‘정권 심판론’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여권의 중수청 설치는) 헌법상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완전한 독재국가, 완전한 부패국가로 가는 앞잡이 기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에 반대한 윤 총장과 목소리를 같이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찰을 폐지하고 중수청을 만들어 처벌을 자신들 맘대로 하는, 자기편은 봐주고 상대편은 엄하게 처벌하는 ‘법치주의 파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윤 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갈등,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로 이어져온 여권발 내분이 윤 총장의 작심발언으로 다시 한번 촉발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총장의 인터뷰는) 정권과 검찰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라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국회의 거수기들을 이용해 갈아엎으려는 시도에 대한 저항”이라고 평가했다.

선거를 앞두고 ‘반문재인’ 민심 결집이 필요한 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일제히 윤 총장 옹호에 나섰다.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정권이 자신들의 비리와 부패를 감추려 ‘검찰 무력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윤 총장의 인터뷰는 외면해서는 안 될 절박한 외침”이라고 적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검찰·경찰 개혁을 진행했지만, 국민들은 정권 말 정권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 칼끝을 겨누는 검찰에 대한 탄압으로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SNS에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거라는 윤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