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실손보험 갱신 보험료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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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 가입한 직장인 김모(54)씨는 이달까지 보험료로 3만원 중반대의 금액을 냈다.
이를 판매한 보험사들도 실손보험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4월부터 구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률을 17.5∼19.5%로 결정하고 갱신 대상 가입자들에게 안내문 발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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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주기따라 100∼200% 오르기도
가입자 "올려도 어느 정도지" 분통
가입자가 3800만명에 달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을 놓고 소비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를 판매한 보험사들도 실손보험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4월부터 구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률을 17.5∼19.5%로 결정하고 갱신 대상 가입자들에게 안내문 발송을 시작했다.
실손보험은 지난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구실손보험’과 이후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신실손보험’까지 세 가지로 나뉜다. 구실손보험은 보장 범위가 크고 자기부담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비싸고, 최신 상품으로 갈수록 보장은 작은 대신에 보험료가 싸고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다.
올해 구실손보험 인상률이 표준화 실손(10%대 초반), 신실손보험(동결)에 비해 인상률이 유독 높은 것은 손해율 차이 때문이다. 구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142.2%였다. 보험회사가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아 142만2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표준화실손 손해율은 132.2%, 착한실손은 105.2%다.
김씨의 실손보험 인상률이 100%가 넘은 것은 갱신주기가 5년으로 지난 5년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과 2019년에 10%씩 인상됐고, 지난해에도 평균 9.9%가 올랐다. 여기에 성별이나 연령대, 과거 병력에 따라 인상률은 더 달라질 수 있다. 노장년층 남성은 상대적으로 더 큰 인상률을 적용받게 된다. 구실손보험에 가입한 고령가입자들은 갱신주기에 따라 100%, 200%의 인상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료를 대폭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보험사들도 팔면 팔수록 손해라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실손보험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손보험으로 쌓인 적자만 6조20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3월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다. 기존 실손보험을 판매했던 17개 생보사 중 여전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8곳에 불과하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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