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박탈은 법치말살" 100번이라도 직 걸겠다는 尹

김미경 2021. 3. 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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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 예방을 마친 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 검찰수사권 완전박탈에 반기를 들자 정치권으로 큰 파장이 미치고 있다.

중수청 강행 의지를 보여온 더불어민주당은 강경대응보다 설득 등 우회로를 택했다. 속도 조절 가능성도 엿보인다. 야당은 윤 총장의 작심발언에 힘을 실으면서 옹호에 나섰다.

윤 총장은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수청을 설치해 검찰의 직접 수사기능을 이관하려는 것은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공개적으로 중수청 반대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윤 총장의 공개 반기에 공식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윤 총장과의 갈등이 재현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의 대립으로 민주당은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윤 총장을 대권 주자 반열에 올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굳이 윤 총장의 존재감을 다시 키워줄 필요는 없다는 판단도 깔린 대응으로 보인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임기 4개월을 남겨둔 검찰총장의 말씀으로 보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명운을 건다는 게 얼마나 의미 있을지 모르겠다"며 "잘못된 수사와 같은 것에 대해 분명히 검찰총장이 책임질 국면들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하나도 책임을 지지 않다가 임기를 불과 몇 개월 남겨놓고 직을 건다고 하면 그건 우스운 일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윤 총장은 과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찬성했었는데 이제 와서 직을 걸고 반대한다고 하면, 그때는 검찰총장을 하고 싶어서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서 찬성하고, (임기가) 끝나려고 하니 반대한다고 하면, 결국 그 진심과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일단 중수청 추진을 재고할 생각은 없으나 검찰과의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의견수렴 등 회유카드를 내밀었다. 원래 빠르면 이달 초 당론으로 중수청 설치법안을 발의한 뒤 6월까지 처리하겠다는 시간표를 갖고 있었으나 법안을 충실히 하는데 더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법안 준비과정과 의견 조율 과정 등이 있으니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면서 "윤 총장의 반대는 예상했던 일이니 일일이 대응한다기보다 특위 내 의견 조율이나 당내 의견수렴, 당정 간의 소통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 검찰도 법무부를 통해서 의견을 내면 합리적인 부분은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 역시 "국회의 역할은 충실히 진행할 것"이라며 "수사권·기소권의 완전한 분리와 공정한 검찰, 국민을 위한 검찰을 만드는 과정을 충실히 입법과제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당 검찰개혁특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이해를 못한 부분이 있으면 잘 이야기를 해서 이해를 시키겠다"고 했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 특히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된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걱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에서 (중수청)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인 만큼 검찰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윤 총장과도) 만날 생각이 있다"고 조율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당은 일제히 윤 총장의 편에 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중수청은 헌법상 삼권분립 파괴일 뿐 아니라 완전한 독재국가, 완전한 부패국가로 가는 앞잡이 기구"라며 "수사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니까 검찰을 폐지하고 중수청을 만들어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을 모아 수사의 칼날을 쥐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것이라는 윤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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