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 '비밀 대기명단' 작성 의혹

황대훈 기자 2021. 3. 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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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영국 대학들이 입학생들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비밀 대기명단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점수 인플레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편법을 쓴 건데요.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영국 대학들이 작성했다는 비밀명단, 어떤 명단입니까?

황대훈 기자

영국 가디언지에서 단독기사로 나온 보도된 내용인데요. 

레이첼 홀 기자와 리처드 아담스라는 기자 두 사람이 작성한 내용입니다. 

영국 대학입시는 우리나라 수시 1학기와 비슷하게 운용되는데요. 

일단 대학에 원서를 내면, 대학에서 우리나라 수능시험하고 비슷한 A레벨 시험에서 성적을 이만큼 맞춰와라 하고 조건을 겁니다. 

수능 최저학력과 비슷하죠. 

이 점수를 맞추면 합격하고 못 맞추면 떨어지는 건데요. 

학생들도 자기가 갈 수 있는 대학의 조건은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거절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영국 명문대학들이 합격권 바깥의 학생들 명단을 관리하면서 니가 점수를 못 맞추더라도 합격을 시켜줄 수 있으니까 니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다른 대학을 미리 거절해라, 이렇게 연락을 돌리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대학에 못 가도록 학생들을 잡아두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학생들을 확보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상위권 대학들이니까 부익부 빈익빈 상황이 벌어집니다. 

기자들이 어떻게 취재했는지를 보면 일단 국립대 입학사정관이 대학들이 이런 걸 운용하고 있다고 폭로를 했고요. 

어떤 대학인지는 기사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이걸 마찬가지로 어떤 대학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대학 부총장이 확인을 해줬다고 나와 있습니다. 

올해만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서 이런 식으로 학생을 확보해 왔다고 하고요. 

그럼 어떤 대학들이 이런 일을 했을까요. 

영국 상위권 대학들끼리 러셀 그룹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는데, 여기 옥스퍼드, 캐임브리지 이런 유명대학 24곳이 모여있거든요. 

기자들이 어떤 대학인지는 기사에 밝히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19 상황에 러셀 그룹 같은 상위권 대학들이 이득을 볼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이 그룹에 소속된 대학들이라고 힌트를 남겨놨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런데 이런 비밀 명단을 운용하더라도 탈락할 성적인 학생들을 어떻게 입학시킵니까?

황대훈 기자 

그게 영국 입시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점수 인플레 때문인데요. 

이번에 영국 정부가 우리나라 수능에 해당되는 A레벨 시험을 치르지 않는 대신 교사들이 점수를 매기도록 했죠.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수능 안 치고 내신만 보겠다 한 건데요. 

이러면 시험을 쳤을 때보다 점수가 올라가서 소위 점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국 대학들은 이런 상황이 되면 탄력적으로 입학 정원을 늘려버립니다. 

지난해 전체 대학 입학생이 37만명을 넘었는데, 올해는 5만 명이 추가로 늘어날 걸로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대학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얼마나 학생들이 늘어날지, 성적 분포가 예전보다 얼마나 달라질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일단 학생들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거죠. 

다만 이렇게 무조건 상위권 대학을 가는 게 꼭 좋은 거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한 중위권 대학 관계자는 작년 코로나 때 상위권 대학에 입학했던 학생들이 적응에 실패하고 좀 더 학생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는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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