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코로나 이후가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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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는 정부가 나서 단기적인 버블 위기와 장기적인 저출산·고령화 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시스템 개혁과 함께 대한민국 공동체가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정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함에도, 열심히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나랏돈으로 선심성 정책 쏟아내기에 바빠서는 코로나가 끝난 이후가 더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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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를 기록했다. 2019년 1인당 GDP 3만2115달러가 2020년에는 3만1000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의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자료에 의하면 하위 1분위와 2분위 소득계층은 근로소득이 -13.2%, -5.6% 감소한 반면 3분위, 4분위, 5분위 소득계층은 사업소득이 각각 -5.7%, -5.1%, -8.9% 감소했다. 공적이전소득의 대폭적인 투입으로 명목 경상소득은 간신히 1.2%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0.1% 감소했다. 일자리만 해도 2020년 12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취업자수는 62만8000명이 감소했고, 고용률은 -1.8%p 하락한 65.3%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1%로 높아졌고, 청년층 실업률은 8.1%로 치솟았다. 수출은 -7.2%, 수입은 -8.8%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거시경제 측면의 상처는 1970년대의 두 차례의 석유파동,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그리 더 심각했다고는 볼 수 없다. 더욱이 실물경제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은 오히려 뜨거웠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부동산가격 상승이 전국을 강타했고,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3000선을 뛰어넘는 활황세를 나타내었다. 이른바 자산시장의 과열 이면에는 가계부채의 급속한 증가를,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지출의 증가는 국가채무의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난다 해도 풀려나간 유동성의 복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총량적으로는 -1.0% 후퇴이지만,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부문에서는 대규모의 수익이 창출된 반면 여행, 도소매, 음식숙박, 노래방, PC방, 학원, 헬스, 문화 등 내수부문은 수요부진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대기업과 공기업 등 정규직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일용직과 영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비정규직은 큰 충격을 받았다. 3차례에 걸친 정부의 재난지원정책과 2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4차 재난지원 계획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지체됐던 이들 부문은 구조조정되고,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K자형 경제회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그나마 경제 후퇴의 정도가 작았던 것은 수출중심 대기업이 선전한 덕택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중국과 그렇지 못했던 미국의 경제력 격차가 좁아지고, 이에 따라 빅2의 패권경쟁이 격렬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경제적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선도기업의 경쟁력뿐인데 지금과 같이 각종 기업규제와 반기업 정서가 더욱 강화되고, 최근에는 때 이른 증세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들 기업의 국내투자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는 정부가 나서 단기적인 버블 위기와 장기적인 저출산·고령화 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시스템 개혁과 함께 대한민국 공동체가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정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함에도, 열심히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나랏돈으로 선심성 정책 쏟아내기에 바빠서는 코로나가 끝난 이후가 더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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