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이 금리 더 좋아요" 고객 떠미는 獨은행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2021. 3. 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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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형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예금을 다른 은행에 맡기라고 권유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축이 급증하는 가운데 은행에서 예금을 유치할수록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 탓이다.

시중은행들은 예금 중 일부를 지급준비금 명목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데 이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받으면서 고객들에게는 이자를 주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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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1년새 57곳→237곳
코로나로 돈 쓸 곳 없어 저축↑
예금 유치할수록 역마진 커져
금리 비교 서비스까지 하면서
"다른 은행으로 가세요" 유도
[서울경제]

독일의 대형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예금을 다른 은행에 맡기라고 권유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축이 급증하는 가운데 은행에서 예금을 유치할수록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 탓이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코메르츠방크 등 독일 대형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신규 고객 예금에 -0.5%의 연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은행 예금주가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은행에 이자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가격 비교 사이트 베리복스에 따르면 독일에서 개인 고객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는 은행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전인 지난해 3월만 해도 57곳이었으나 현재는 237곳에 달한다.

심지어 은행들은 고객을 다른 은행으로 사실상 떠밀고 있는 상태다. 도이체방크는 고객이 예금을 타 은행으로 옮기도록 하기 위해 온라인 금리 비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 예금 이동 플랫폼인 레이즌을 이용한 고객은 지난해 32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시중은행들이 예금 유치를 꺼리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저축이 크게 늘어나면서 은행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예금 중 일부를 지급준비금 명목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데 이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받으면서 고객들에게는 이자를 주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014년부터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해왔다.

ECB에 따르면 독일 가계의 예금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2조 5,500억 유로(약 3,400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WSJ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식당이 문을 닫고 여행이 제한되면서 소비자들이 돈 쓸 곳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다른 유럽 각국도 예금 유치를 막기 위해 갖가지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기존 부유층 고객 위주로 예금에 수수료를 물렸지만 최근에는 대상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북유럽에서 가장 큰 은행인 덴마크 노르디아방크는 0.7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예금 기준을 75만 크로네(약 1억 3,641만 원)에서 25만 크로네로 낮췄다. WSJ는 “덴마크 전체 예금자의 약 25%가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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