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남양주·양주·동두천서 외국인 집단감염 잇따라

이상휼 기자 2021. 3. 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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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진관산단, 양주 남면산단 이어 동두천 집단감염
내국인 기피 밀접·밀폐·밀집 등 열악한 작업환경 큰 원인
2일 외국인 근로자 84명과 내국인 4명 등 8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외국인 가족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동두천=뉴스1) 이상휼 기자 = 최근 한달 새 경기북부에서 잇따라 대규모 외국인 집단감염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남양주 진관산업단지, 양주 광적 섬유업체·남면 산업단지에 이어 2일 동두천에서 84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단일 규모로는 지난달 17일 남양주시 진관산업단지 내 플라스틱 제조업체발 114명 감염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달 26일에는 양주시 광적면과 남면 산업단지에서 외국인 등 35명이 무더기로 확진된 바 있다.

외국인 관련 집단감염이 터지는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살고, 불법 체류 등의 이유로 진단검사를 회피하는 습성이 지적된다.

또 낙후된 산업환경, 내국인은 기피하는 작업환경 등도 코로나19 확산의 근본원인으로 꼽힌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근로자들의 작업환경과 생활환경 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외국인 근로자 84명과 내국인 4명 등 8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내외국인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내국인 기피하는 낙후된 산업시설·근로환경

경기북부의 산업시설은 대체로 낡고 낙후됐다. 수십년 전부터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시설, 서울에서 밀려난 기피시설 등이 부동산 가격이 싼 경기북부 일대에 자리잡았고 이후 산업단지 형태로 덩치가 커졌다.

이러한 산업단지와 섬유업체 등은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직종이라 아프리카나 동남아 계통이 외국인근로자들로 다수 채워졌다.

특성상 같은 국적끼리 어울리거나 그들 고유의 종교모임을 지속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각지대로 우려돼 왔다.

체류기간 만류 등으로 고질적인 불법 체류자들이 잠재돼 있고 이들은 추방이 두려워 대부분 검사를 꺼린다. 이들을 고용하는 일부 사업주들은 이같은 약점을 악용해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한다.

포천에서는 지난해 12월 한파 속에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던 20대 외국인 여성 근로자가 숨지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비위생적이고 밀폐된 좁은 시설에서 밀집, 밀접한 상태로 지내기 때문에 1명이 확진될 경우 삽시간에 집단감염으로 번지는 구조다.

시민 김모씨(50대)는 "정부 차원에서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획기적인 산업기반시설을 지원하고, 낙후된 산업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2일 외국인 근로자 84명과 내국인 4명 등 8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내외국인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인접 시·군으로 북상한 집단감염, 남양주→포천→양주→동두천

앞서 지난달 17일 경기동부인 남양주 진관산단에서 114명의 외국인 근로자 집단감염이 터졌다.

이후 인접한 포천의 섬유공장 등에서도 진관산단 플라스틱 제조업체 관련 외국인 근로자들의 산발적 확진이 발생했다.

포천의 경우 땅 면적이 넓어 양주, 동두천, 가평, 남양주, 철원, 연천 등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포천의 한 업체가 운영하던 '포천-양주' 통근버스를 통해 양주시에서 확진자 10여명이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양주시 광적면의 섬유업체에 다니던 나이지리아 국적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광적면과 남면 일대 외국인 근로자 999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달 26일 35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이 확진자들과 접촉한 외국인 중 다수는 동두천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면과 동두천은 생활권역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잇딴 외국인 무더기 확진에 연천과 철원, 포천, 파주 등 경기북부 인접 지자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포천과 연천은 섬유업체 등 낙후된 산업단지들이 산재해 있고 외국인 근로자들도 상당수다. 양주시 남면과 인접한 파주시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파주시의 한 관계자는 "양주시와 경계에 생산업체가 산재해 있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수 근무하기 때문에 선제적 전수검사를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2일 외국인 근로자 84명과 내국인 4명 등 8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외국인 가족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동두천, 세부 역학조사 늦어져…시민들 '불안'

동두천시는 인구 9만4000여명인데다 미군기지 등을 제외하면 시 면적이 좁아 활동권역은 한정돼 있다. 신시가지는 '밀집' 환경의 특성을 드러낸다.

시민들은 외국인 확진자들의 거주동명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 박모씨(40대)는 "두 자녀에게 당분간 바깥 외출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면서 "이미 감염된 외국인들이 이제껏 검사받지 않다가 한꺼번에 검사받은 것 아니냐. 그 동안의 동선을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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