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안서 햄버거 먹다가 항의 받은 여성 되레 막말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고속철도(KTX) 안에서 취식하다가 항의받은 여성이 도리어 막말 등을 한 일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져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습니다.

지난달 28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오른 게시물에 따르면 동대구역에서 KTX에 탄 한 젊은 여성이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초코케이크를 먹다가 지나가던 승무원으로부터 제지받았습니다.

이후 이 여성은 마스크를 벗고 햄버거를 먹다가 같은 칸에 타고 있던 글쓴이로부터 냄새가 난다는 항의를 받았습니다.

글쓴이는 이 여성이 '여기서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며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 줄 알고 그러냐며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고 갑자기 제 사진을 찍더라'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이 여성은 '없는 것들이 화가 가득 차서 있는 사람한테 화풀이한다'며 막말을 한 뒤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내가 빵 좀 먹었다고 어떤 ○○○이 나한테 뭐라 그래'라고 하고는 글쓴이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겠다고 협박했다고도 적었습니다.

글쓴이가 '무슨 부잣집 자식이 갑질하는 거 영화나 뉴스로만 봤지, 어이없다'며 햄버거 등을 먹는 모습, 열차 안에서 통화하는 모습 등을 찍은 영상을 첨부해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이 여성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첨부된 영상에서 이 여성은 열차 내 음식물 섭취 금지, 통화 자제 등 안내방송이 나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댓글 상당수가 햄버거 등을 먹은 여성 태도를 문제 삼았고 '아버지가 누구냐'는 댓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또 철도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거나, 당시 승무원 대처가 적절했는지 따지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를 순회하던 승무원이 초코케이크를 먹는 승객을 발견하고 취식 금지에 대해 안내하고 케이크를 가방에 집어넣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후 같은 칸에서 (누군가 햄버거를 먹는다며) 승객 콜이 있어 승무원이 다시 가봤으나 햄버거는 없었고 이때 취식 금지에 대해 거듭 안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승무원이 갔을 때 해당 승객이 안내에 따랐기 때문에 철도경찰에 신고하거나 할 일은 아니었다"며 "승무원은 매뉴얼에 따라 대처했다"고 밝혔습니다.

모욕감을 느껴 고소를 검토했다던 글쓴이는 오늘(2일) 해당 게시물에 덧붙인 글에서 "(이슈가 되자) 그 여자분이 누군지 알게 돼 고심 끝에 문자를 보내 사과를 요청했다"며 "다행히 그날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재차 죄송하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또 "열차 내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고 그날 행동은 신경과민 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며 "이제 그분의 아버지를 찾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