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투자한 英 금융 스타트업 파산 위기"

주요 투자자 CS의 투자 중단 속 구조조정 준비
"1억 달러 규모 사업 부문도 매각하려 협상 중"
과거 주주 산지브 굽타, 獨 업체 인수 과정서 잡음
獨 당국 조사 착수…"사업 전반에 지나치게 연관"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의 투자 중단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 캐피털의 홈페이지. /그린실 캐피털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투자한 영국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 캐피털'(Greensill Capital)이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의 투자 중단에 따라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분야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WSJ에 그린실이 최근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을 대행인으로 임명해 계약을 체결했고, 수일 안에 영국에서 파산 신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그린실은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했던 금융전문가 렉스 그린실이 2011년 세운 회사다. 기업에 단기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망 금융'에 특화된 업체로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이 회사에 15억 달러(약 1조680억원)를 투자했다.

특히 주요 투자자인 CS는 4개의 펀드를 통해 현재까지 100억 달러(약 11조2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그린실에 지원해왔다. 그러나 최근 펀드에 대한 매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갑작스런 파산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CS는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린실의 일부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 결과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CS는 특히 그린실이 영국 철강 거물이자 과거 그린실의 주주였던 산지브 굽타와의 연관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최근 굽타 소유의 한 업체가 독일 철강업체 티센크루프의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독일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고, 그린실이 굽타가 운영하는 자회사에 여전히 자금을 공급하는 등 지나치게 연관돼있다는 점에 대해 당국이 우려를 표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와 별도로 그린실이 1억 달러(약 1117억 원) 규모의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회사 전체 가치인 40억 달러 중 일부분을 팔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린실 측은 "회사는 CS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잠재적인 외부 투자자들과 여전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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