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미국 금리상승 추세와 4大 위험

기자 2021. 3. 2. 11: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美 장기 국채수익률 급격 상승

10년·30년 만기물 반년에 두 배

Fed 인위적 저금리 포기 의미

민주당 집권으로 추세 더 가속

차입펀드 불안으로 주가 조정

외자 유출과 국내 금리에 압력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특히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의 유통수익률이 그렇다. 10년 만기물의 경우 1.40%를 넘보고 있고, 30년 만기물은 2.00%를 훌쩍 넘겨 2.5%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10년 만기물의 경우 지난해 7월 0.6%이던 것이 5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뛰었고, 30년 만기물도 지난해 8월 1.2%에서 2.4%로 두 배로 오른 셈이다. 지난 2018년 가을 이후 계속해서 2년 가까이 내리던 금리들이 지난해 7월과 8월을 전후해서 갑자기 오름세로 반전한 까닭은 무엇인가?

직접적으로는 지난해 8월을 전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수익률 곡선 관리정책을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 큰 영향을 줬던 게 사실이다. Fed 내부의 경제학자들은 2018년 하반기 이후 지속된 극도로 낮은 장기금리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크게 높이는 것에 대해 경고성 논문들을 여러 번 발표했다. 이런 연구논문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Fed가 장기금리를 일정 수준 올려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 다른 말로는 Fed가 행해오던 수익률 곡선 관리정책, 즉, 장기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했다. 정부가 발행한 장기채를 Fed가 대규모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던 관행을 중단함을 뜻하는 것이다.

이런 Fed 내부의 연구물들이 8월을 전후해 공공연히 발표되면서 시장의 국채수익률이 지난해 10월 말까지 가파르게 오른 건 사실이지만,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장기국채 수익률은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다시 가파른 상승세가 나타난 것은 올 1월이다. 이것은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즉, 공화당 성향이 매우 강했던 Fed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쪽으로 내용과 구성이 바뀔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무지막지한 양적완화’에 의존했던 도널드 트럼프 방식의 Fed 정책은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성향의 Fed 정책이란, 무책임한 양적완화가 금융시장만 배 불리는 것이며, 고용과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실물투자에는 매우 나쁜 금융통화 정책이라는 비판 의식에 기초하고 있다. 바람직한 Fed의 통화정책은, 트럼프식의 무분별한 양적완화가 아니라 실물이나 사업 부문으로 돈이 유입되도록 핀셋 통화 공급 채널로 바꾸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대형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한 초단기 자금 공급보다는 산업계의 중장기 실물투자를 뒷받침하는 제도권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에 더 방점을 두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런 민주당식 Fed 정책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Fed의 인적 구성이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내년 1월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한 명의 공석 이사는 물론 민주당 사람으로 선출할 것이고, 예전 정부에서도 정권이 바뀌면서 상당수의 Fed 이사가 옷을 벗었듯이 공화당원인 4명의 현직 이사 중 한두 명은 옷을 벗을 가능성이 크다.

Fed의 인적 구성과 정책적 기조가 공화당 성향에서 민주당 성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은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상당한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적어도 올해 내내 그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주식시장의 폭락이 오더라도 트럼프처럼 예민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 시절에 끼었던 거대한 거품이 빠지는 아주 바람직한 현상으로 판단할 것이다. 어느 수준까지 오를 것인지는 확언하기 어렵지만, 장기 평균 수준 가까이는 올라갈 것이다. 장기 평균 수준이란 대체로 10년 만기물 2.5%, 30년물 3.5% 정도를 말한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서 한국에서는 첫째, 과도하게 차입했던 공격적 펀드들이 크게 불안해지면서 큰 폭의 주가 조정이 나타날 것이다. 주로 기술 관련 주들이 불안할 것이다. 몇 %일지는 모르나 10%나 20%가 떨어지더라도 이상할 건 없다. 둘째, 달러가 강세로 반전할 것이다. 셋째,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외 유출이 초래될 것이다. 넷째, 국내외 자금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기준금리도 올려야 할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