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AZ 백신 불안과 文정부 책임

유회경 기자 2021. 3. 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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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방역의 킬러앱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신을 확보하는 게 최고의 방역 활동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확보한 미국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을 제외하면 우리가 현재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종이다.

실제 유럽을 중심으로 유독 AZ 백신 접종 거부 움직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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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경제부 부장

지난달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 방역 지옥에서 벗어나 정상생활로 넘어가는 문턱에 발을 디딘 셈이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영국 옥스퍼드대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전 세계에서 102번째로 백신을 맞는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지난해 12월 19일 접종을 시작, 전체 인구(930만 명)의 절반 가까이 1차 접종을 마친 ‘백신 접종 선두’ 이스라엘이 호기롭게 ‘4월 완전한 일상복귀’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방역의 킬러앱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신을 확보하는 게 최고의 방역 활동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접종이 시작됐다고 해서 문제가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니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확보한 미국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을 제외하면 우리가 현재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종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AZ 백신에 대한 신뢰감은 화이자나 미국 모더나 백신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우선 예방 효과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경우 이스라엘 실제 접종에서도 92%에 달하는 예방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가 임상시험을 통해 제시한 95%의 예방 효과에 상당히 근접했다. 모더나 백신의 예방 효과도 94%다. 이에 반해 AZ 백신은 62%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제시 백신 기준(50%)을 넘어섰지만, 상대적으로 미덥진 못하다. AZ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임상시험 중 횡단척수염 부작용이 발생하고 용량을 줄여 투약했을 때 효과가 더 좋았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AZ는 미국 내 임상시험을 두 차례나 중단한 끝에 현재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3월 말 결과가 나오고 그 후에야 FDA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분야에서 FDA 사용 승인이 갖는 권위를 고려할 때 이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실제 유럽을 중심으로 유독 AZ 백신 접종 거부 움직임이 크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정부의 자국 제품 선호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FDA에 제대로 된 임상 결과와 설명을 내놓지 못한 AZ에 우선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썬 AZ 백신이라도 맞아야 하지만 안일하게 대응하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우리 정부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코로나19 피해 확대와 비례해 K-방역이 부각됐듯이 집단 면역 완료를 선언하는 국가가 많아질수록 정부의 백신 선 구매 정책 실패는 오롯이 드러날 것이다.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쌀 재난 국가’에서 K-방역 성공 배경에 대해 벼농사 지역 주민들의 재난 공동 대응 습성에서 비롯됐다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동아시아 정주민은 자연 재난 시 대단히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국가가 재난 수습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되면 엘리트들을 가차 없이 끌어내리는 일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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