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꼽은 3대 종목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 애플을 가장 선호하는 투자 종목 중 하나로 꼽았다. 겨우 5년 투자한 애플 주식을 지난 10년간 대표 투자처로 꼽아온 철도기업 BNSF, 보험사와 같은 반열에 올린 것이다.
버핏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버크셔해서웨이가 현재 애플의 투자 평가액을 1200억달러(약 135조원)로 보고 있다며 "보험사와 BNSF철도, 애플이 버크셔해서웨이의 3대 주요 보유종목"이라고 밝혔다. 당초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에 투자한 금액은 311억달러(약 35조원)였으나 애플의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2016년 애플에 투자하기 시작해 2018년까지 2년간 애플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들어서는 일부를 떼어 파는 추세지만, 애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지분율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실제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보유했던 애플 주식 일부를 매도해 110억달러(약 12조원)를 챙겼음에도 5%가 넘는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버핏의 ‘최애’가 된 건 여전히 의외라는 의견이 많다. 버핏은 줄곧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업계에 대한 투자는 피한다’는 철학에 근거해 기술주와 공모주 투자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버핏은 2011년 IBM에 베팅했다 쓴맛을 본 뒤 아예 기술주 투자에서 손을 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3년에도 그는 ‘어떤 기술주가 성공할지 알 수 없기에 당장은 애플 주식을 매입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애플 주식으로 버크셔해서웨이 주식투자 포트폴리오의 40%가량을 채우고 있다.
버핏의 변화를 두고 자산운용사 헨리 H 암스트롱어소시에이츠의 제임스 암스트롱 회장은 "애플은 버핏의 투자 선호에 맞는 측면이 여럿 있다"며 "애플은 브랜드 영향력이 크고, 세계적으로 퍼져있으며 수요자들이 계속 찾는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021회계연도 1분기(2020년 10~12월) 매출을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인 1114억달러(약 1234조원)로 보고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같은 애플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 전년동기대비 87% 오른 순이익을 창출한 바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버핏이 후진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서 기존에 고집하던 진로를 천천히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테드 웨슐러, 토드 콤스 등 측근들이 버핏의 마음을 바꿨다"며 버핏이 앞서 클라우드 기반 기업 스노우플레이크와 통신기업 버라이즌 등의 지분을 늘린 것도 이들의 영향이라고 짚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를 맡고있는 웨슐러와 콤스는 버핏의 핵심 후계자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일각에서는 버핏이 평소처럼 ‘인정할 건 인정한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핏은 2017년 "구글에 대한 나의 예측은 틀렸다" "아마존 가치를 너무 저평가했다"며 뒤늦게 IT기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에 대해서도 그는 "잘 알지 못해 (알리바바 주식을) 사야할 지를 판단하지 못했다. 실수였다"고 했었다.
버핏은 이날도 자신의 실수로 버크셔해서웨이가 100억달러(약 11조2600억원)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2016년 부채 포함 약 370억달러(약 41조 6620억원)에 인수한 항공·산업부품업체 프리시전캐스트파츠의 잠재력을 "지나치게 낙관했다"는 설명이다. 버핏은 "누구도 나를 오도하지 않았다"며 "내가 프리시전캐스트파츠의 순익 정상화 가능성을 너무 높이 평가했고, 이때문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기업을 인수한 것"이라고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버핏은 그러면서 "나는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실수를 했고, 미래에는 더 많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지난해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에 투자한 일을 두고도 "내 실수였다"고 자평했었다. 2019년 연례서한에서도 그는 식품기업 크래프트푸드를 인수한 건에 대해 "기업가치에 비해 인수가를 과하게 지불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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