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은 일제 특별고등경찰"..현직 검사 '작심' 비판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2021. 3. 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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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목표로 하는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추진에 현직 평검사가 "특별고등경찰이라는 구(舊) 일본제국의 유령을 소환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기범(39·사법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1일 밤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중수청 : 일제 특별고등경찰의 소환>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중수청은 특별고등경찰(특고)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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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범 서울중앙지검 검사 내부망 글
"중수청은 경찰조직 하나 새로 만든것"
이한형 기자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목표로 하는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추진에 현직 평검사가 "특별고등경찰이라는 구(舊) 일본제국의 유령을 소환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기범(39·사법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1일 밤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중수청 : 일제 특별고등경찰의 소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중수청은 특별고등경찰(특고)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성 검사는 해당 글에서 "중수청법 가안에 수사청장을 '수사총감', 차장을 '수사정감'이라고 두고 그외 구성원을 모두 수사 1급부터 7급의 '수사관'으로 두고 있다"며 "결국은 대놓고 경찰공무원법을 그대로 준용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수청은 그냥 하나의 경찰조직을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라며 "경찰조직의 얼개를 그대로 갖고 있는 조직을 뚝딱 만들고 가장 엄중한 범죄에 관한 수사만 콕 찍어 직무로 부여하고 있으니 이게 특고가 아니면 무엇이 특고냐"고 되물었다.

성 검사는 "특고는 구 일본제국이 1910년 메이지천황 암살미수의 대역사건이 발생하자 내무성 내에 사상 관련 사무를 취급하기 위해 꾸린 조직"이라며 "특고는 경찰부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내무 대신에게 즉보하는 업무체계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는 사법경찰에 대한 유효한 통제방법을 상당 부분 잃었다"며 "그렇게 검사의 소중한 사명을 쏙 빼낸 다음 중수청이라는 또다른 괴물이 이제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서게 됐다"고 적었다.

아울러 "특고가 가진 위상, 직무를 그대로 가지게 된 중수청을 검사는 물론 아무도 통제하지 못한다"며 "특고는 오히려 사상범만 국사범이랍시고 잡아 넣었다. 각설하고, 그러니까 중수청은 특고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수청이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고안해 낸 조직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성 검사는 "지난 3년 이상의 시간 동안 수차례 검찰개혁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차례의 수사,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시도 끝에 다양한 정치적 이벤트가 연이어 있는 시기에 생뚱맞게 중수청이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이 사람들의 생각에 거스르는 일체의 세력을 새로운 칼을 휘둘러 소위 국사범(國事犯)으로 엄중히 처단할 의도가 있다고 보면 안 되냐"며 "아무튼 저는 그렇다고 본다. 그러니까 중수청은 특고라는 것이다"라고 끝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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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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