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 독자생존 사활건 중국..연구개발비 423조원 '사상최대'

황민규 기자 2021. 3. 2. 10: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GDP의 2.4% R&D에 쏟아부으며 ‘기술 굴기’ 본격화
中 자연과학재단 "지난해 기술특허만 360만건 등록"
2015년 中 국가전략 발표 이후 꾸준히 도약, 韓은 하락세
삼성전자 R&D 투자도 화웨이에 밀려 4위로 ‘뚝’

중국이 지난해 과학, 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 사상 최대치인 3780억달러(한화 약 423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맞서 독자 생존을 위해 대대적인 기술 육성에 나서면서 R&D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새로운 기술, 제품을 개발하려는 중국 전체 R&D 지출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연구개발비는 2조4400억 위안(3780억 달러)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과감한 투자의 결실도 각종 기술 특허 등으로 축적되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자연과학재단이 지난해 자금을 지원한 사업은 45만7000여건에 달하며 지난해말 기준으로 2019년보다 40%에서 늘어난 360만 건의 특허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공장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자오웨이궈(가운데) 칭화유니그룹 회장, 양스닝(오른쪽) YMTC 최고경영자와 함께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YMTC 제공

중국이 이처럼 R&D 지출을 끌어올리며 기술 육성·자립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배경은 지난 수년간 중국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각종 규제 때문인 것이 CNBC의 분석이다. 앞서 미국은 수십개의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국가안보를 우려로 글로벌 통신장비 공룡인 화웨이에 대한 칩 공급을 차단한 바 있다.

공급망에 불안정해지자 화웨이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나서는 한편 전기차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반도체의 경우 연구개발 장비 한대에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에 해당할 정도로 소요 비용이 크다"며 "R&D 지출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가 차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중국의 R&D '굴기'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정부 주도로 막대한 R&D 비용이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과의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R&D 투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도 위협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유럽집행위원회의 R&D 기업 보고서를 2011년부터 분석한 결과 세계 2천500대 R&D 기업 중 한국기업 수는 2014년 80개에서 2019년 56개로 24개 줄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전 세계 R&D 금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3.9%에서 2019년 3.6%로 0.3%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은 지난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세계 1위인 4.29%를 기록하며 글로벌 R&D 투자를 이끈 바 있다. 전경련은 'R&D 코리아'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중국이 2015년 '중국제조 2025'이라는 국가전략 수립 후 기술 굴기(우뚝 섬)를 추진 중인 중국 기업들이 약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세계 2500대 R&D 투자기업 중 중국 기업 수는 2011년 56개에서 2019년 536개로 480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들의 R&D 투자액은 연평균 30.8% 증가해 201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로 뛰어올랐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R&D 투자액도 지난 2019년 기준으로 4위를 기록하며 중국 화웨이 등에 밀려 전년(2위)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표한 2019년 국내외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현황에 따르면, 중국 기업 수는 2015년 89개에서 2019년 168개로 2배 가까이 증가하며 2위를 차지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