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무비] "언어 국적보다 중요한 건"..골든글로브 수상 '미나리'가 남긴 것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 입니다.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합니다."(정이삭 감독)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진행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기생충'이 수상했던 부문에서 영광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980년대 미 아칸소주로 이주해 농장을 일구며 정착하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 감독은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른 차세대 명감독이다.
감독은 "미나리는 땅에 심고 1년은 지나야 잘 자란다. 영화 '미나리'는 우리의 딸과 아들 세대는 행복하게 꿈을 심고 가꾸길 바라며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느 한국 가족의 다정하고 유쾌한 서사시"라고 설명했다. 가족간 사랑을 다룬 '미나리'의 보편성이 국적을 넘어 세계인을 사로잡은 셈이다.
"내가 기도했어 (I prayed!)" 이날 수상작으로 '미나리'가 호명되자 영상에 등장한 딸 리비아는 아빠 정이삭 감독을 끌어안으며 외쳤다. 정 감독은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이 영화는 이 자리에 함께 있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어 만든 가족 이야기이자 마음의 언어로 만든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의 '라 로로나', 이탈리아의 '라이프 어헤드', 미국-프랑스 합작의 '투 오브 어스'와 경합을 펼친 결과다.
주요 외신들도 수상 소식을 전하며 후보 분류에 대해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했다. CNN 방송은 "미국은 공용어가 없으며 인구의 20% 이상의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 역시 "미나리가 작품상 부문에서 경쟁조차 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다뤘다.
주연 배우인 한예리 역시 최근 나눈 인터뷰에서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된 점에 대해 모두가 아쉽게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후보 분류 당시에도 현지에선 HFPA의 낡은 규정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골든글로브 입성이라는 쾌거에도 한 켠에는 '1인치의 장벽'을 끝내 넘지 못한 주최 측의 결정에 씁쓸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영화계는 이 작품에서 외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4대 비평가협회상으로 불리는 전미비평가협회상, LA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2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들 경우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배우상 후보에 드는 최초 사례가 된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순자가 어린 손자와 겪어내는 미묘한 일상의 갈등을, 윤여정은 관록 있는 연기로 손에 잡히게 표현해 몰입감을 더한다. 정이삭 감독은 순자에 대해 "겉으로는 고약한 말을 하지만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할머니"라고 표현하며 "윤여정 배우를 만나 할머니이되 한 인간으로서의 개성과 면모가 뚜렷한 인물로 태어났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부문 후보는 오는 15일 발표되고, 시상식은 다음달 25일 열린다.
연일 수상 행보로 흥행에 대한 기대도 높다. 국내에선 3일 베일을 벗는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나리'의 예매율 31.5%(오전 9시 기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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