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교가니 걱정되고 설레요"..새학년 첫날 활기찬 등교

이도연 2021. 3.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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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한 원격수업에 익숙한 학생 "온라인 수업 더 낫다" 반응도
학부모 "학습격차에 등교 원했는데 학교 가니 코로나19 걱정"
2일 서울 덕수중학교 등교 모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김치연 기자 = "코로나는 걱정 안 되는데 학교에 너무 오랜만에 가니까 걱정돼요."

새 학년이 시작된 2일 서울 서대문구 금화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은 등교 첫날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하에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학교에 간다.

나머지 학년의 경우 일주일에 2∼3회 혹은 격주, 3주 가운데 2주 등으로 등교 수업이 이뤄진다.

이 학교의 경우 1·2·3·6학년은 이날 등교수업이, 4·5학년은 온라인 수업이 각각 진행된다.

전 학년이 한꺼번에 학교에 오지는 못했지만, 겨울방학을 마친 뒤 약 2개월 만의 등교에 학생들은 활기에 넘쳤다.

아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등교했다. 엄마·아빠나 조부모의 손을 잡고 온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반갑게 대화를 나누고 교문을 지키던 학교 보안관에게 해맑게 인사했다. 친한 친구와 새 학년에서도 같은 반임을 알고 환호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2일 등교가 이뤄진 서울 금화초등학교

학생들은 학년을 불문하고 코로나19보다는 오랜만의 등교 자체가 신경 쓰인다는 반응이었다.

반 친구들과 함께 등교하던 6학년 이 모(12)양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그냥 학교 가기 싫은 마음"이라며 "온라인 수업이 더 낫다"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역시 친구와 함께 조잘조잘 이야기하며 학교에 가던 3학년 여학생도 "새 학년 담임선생님이 무서울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등교 시간이 겹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학년별로 시간을 정해 오도록 했으며 학부모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교문 앞에서 자녀들을 학교 안으로 들여보내는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자녀들이 학교 건물로 들어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학부모들도 많았다.

3학년 학부모인 한 40대 여성은 "온라인 수업은 확실히 학습 격차가 벌어지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유대감이 떨어져 아이가 아무래도 학교를 많이 그리워했다"라면서도 "등교를 한다니 이제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된다. 다른 학부모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서울 덕수중학교 등교 모습

중학교의 등교 풍경도 비슷했다.

오전 9시에 시업식을 시작하는 서울 중구 덕수중학교에는 오전 8시 10분께부터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전에는 2, 3학년만 등교하고 신입생은 오후에 등교하는 관계로 개학 첫날치고는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건물 입구 밖으로 거리두기 스티커가 약 20m 정도 이어졌지만, 건물 안에만 줄을 선 학생들을 볼 수 있었고 밖은 조용한 편이었다.

3학년 김채영(15) 학생은 "오랜만에 등교하니 설렌다"며 "작년보다 올해는 대면 수업이 더 많아진다고 해 학교를 더 많이 나오게 되니까 좋다"고 말했다.

건물 안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노력의 흔적들이 보였다. 방역 요원이 열 체크를 진행하고 직접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학생들은 앞에 선 학생의 열 체크와 손 소독이 끝나는 동안 바닥에 붙은 간격 스티커에 따라 거리두기를 지키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40여 년간 교직에 있었다는 임 모(60) 교무부장은 "올해는 교육지침도 비교적 빨리 나온 편이었고 작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원격수업 등이 병행되더라도 그리 애로사항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동구의 성원중학교에서도 오랜만의 등교가 이뤄졌다.

학생들은 웃으며 교사들에게 인사했고, 교사들도 "잘 지냈나. 못 알아보겠다"고 인사를 건네며 자가 진단 여부를 물었다.

한 학생은 "깜빡했다"며 입구에서 휴대전화로 자가 진단을 하고 등교했다.

교문 안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한 줄로 들어가 교사들 지도에 따라 손 소독을 하고, 열화상 감지기 앞에서 체온을 체크한 후 교실로 이동했다.

성동구 경일중학교 앞에는 '입학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오전 8시 10분께부터 교복 위에 패딩이나 재킷을 걸친 학생들이 오전 8시 30분 조회 시간에 맞춰 하나둘 교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입구엔 스쿨존 지킴이 두 명과 교사 두 명이 등교 지도를 했다.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으나, 서로 간격이 너무 좁을 경우 교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말하며 간격을 띄웠다. 학교 내부 현관에서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진행했다.

이 학교 3학년 김 모(15) 군은 "오랜만에 등교라 걱정 반 기대 반이다"라며 "코로나19 걱정은 크게 안 된다. 학교에서도 다 띄엄띄엄 앉아 있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이 난다. 올해도 밥을 먹을 때 애들이랑 얘기를 못 하게 할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쉽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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