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내가 진다".. 대패, 그래도 선수 감싸는 페레즈 감독

김태석 2021. 3. 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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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내가 진다".. 대패, 그래도 선수 감싸는 페레즈 감독



(베스트 일레븐=부산)

히카르도 페레즈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개막전이자 자신의 K리그 데뷔전에서 당한 대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꺾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있다며, 팀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끝까지 할 수 있는 태도를 유지하길 바라고 있다.

페레즈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지난 2월 2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1라운드 서울 이랜드전에서 0-3으로 참패했다. 부산은 전반전에는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전에 경기력이 크게 흔들리면서 안방에서 세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한 터라 페레즈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실망감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실망감은 보다 엄격한 시선과 날카로운 비판을 야기한다. 이날 서울 이랜드전이 끝난 후에도 그랬다. 현장을 취재한 미디어의 눈에 비친 문제점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며, 선수들의 경기 자세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감싸 안았다.

취재진들은 전·후반 경기력이 확연히 달랐다는 것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전반전의 경기력은 분명 좋았다.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우측면에 자리한 정훈성을 활용한 측면 공격,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 김진규를 중심으로 한 날카로운 패스 플레이가 특히 돋보였다. 페레즈 감독의 전술 방향,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면면으로 거듭난 부산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서울 이랜드가 상대의 수를 읽기 위해 내려서서 관망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으나 어쨌든 전반전 경기 내용은 제법 볼만했다. 페레즈 감독이 어떤 축구를 하려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서울 이랜드의 전술적 반격이 뒤따랐고, 전반전에 드러나지 않았던 부산의 전술적 문제점도 나타났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었는지 전반전만큼 뛰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밑바탕이 좋은 축구를 준비해도, 그걸 피치에서 실행할 수 없는 상태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날 부산이 그랬다.

경기 후 페레즈 감독에게 선수들의 체력 문제에 관한 질문이 날아들었다. 페레즈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보다는, 준비했던 역습 대비시 공수 전환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니까 뛸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게 아니라, 아직은 초반이라 전술적 변화에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했을 뿐 주어진 여건에서는 충분히 좋은 경기를 보였다는 게 페레즈 감독의 분석이었다.

그런데 체력적인 문제보다도 더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 부산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 중심으로 활약했던 베테랑을 대거 내보내고, 당면한 현실보다 먼 미래에 꽃을 피울 어린 선수들의 잠재성에 클럽의 명운을 걸었다.

확실히 부산은 김진규·정훈성·박정인·박호영 등 기대해 볼 만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이중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 기록을 넘어선 김진규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경기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때문에 지난 서울 이랜드전처럼 기습적으로 선제 실점한 후에는 심리적으로 쫓겨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경험치가 쌓이면서 넘어설 수 있는 문제점이긴 하나, 당장의 성적도 중요한 프로의 생리상 이는 분명한 핸디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페레즈 감독은 당장의 경기력보다는 선수들의 미래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페레즈 감독은 “우리는 U-22 선수들이 많이 자리한 팀이다. 선수들이 날 믿고 헌신적으로 따라주길 바랐다. 프로다운 면모를 보이길 바라며 그 점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선수들은 동계 훈련 때 연습한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런 경기 태도를 가진 선수들이 있다면 이 모든 결과는 감독인 내가 책임진다”라고 말했다. 꽤나 아픈 패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페레즈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감싸안으며 다음을 차분히 기약하는 모습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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