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2' 천서진, 학폭 가해자 결말 "스스로 내려와" [TV와치]

이해정 2021. 3. 2. 08: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을 짓밟고 남의 것을 훔치고 가짜로 올라간 자리에서 너 스스로 내려와."

2월 26일 방송된 SBS '펜트하우스 2'(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 오윤희(유진 분)가 천서진(김소연 분)에게 건넨 말이다.

피해자들은 오윤희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가해자들은 천서진처럼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오윤희, 천서진 갈등 장면에 몰입된 건 그게 학교 폭력의 결말이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이해정 기자]

"남을 짓밟고 남의 것을 훔치고 가짜로 올라간 자리에서 너 스스로 내려와."

2월 26일 방송된 SBS '펜트하우스 2'(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 오윤희(유진 분)가 천서진(김소연 분)에게 건넨 말이다. 오윤희는 학창 시절 유망한 소프라노였지만 경쟁자인 천서진이 그의 목을 긁으면서 꿈이 산산조각 났다. 현재 정상의 소프라노가 된 천서진에게 오윤희는 자신의 꿈을 짓밟은 죄를 받아야 한다며 은퇴 선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학창 시절 잘못된 행동으로 모든 것을 잃게 생긴 천서진. 그 모습에서 이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학교 폭력 논란이 떠오른 것은 우연일까. 유명한 아이돌, 스포츠 스타가 하루아침에 학교 폭력 가해자로 밝혀져 활동을 중단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오윤희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가해자들은 천서진처럼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윤희, 천서진 갈등 장면은 학교 폭력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달라졌음을 시사한다. 이전에 학교 폭력은 아이들끼리 일 정도로 취급됐다. 학교는 작은 사회라고 말하면서도 학교 폭력은 철없는 행동 정도로 과소평가됐다. 피해자는 더욱 주눅 들고 가해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우리는 학교 폭력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는다. 학교 폭력을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가해자가 벌인 일이라고 넘어가는 대신, 피해자에겐 영혼 살인에 준하는 범죄라고 말한다. 시간이 오래 흐른 만큼 증거가 남지 않아 피해 사실을 고발하지 못했던 피해자들도 이제는 '학폭 미투'에 목소리를 보탠다. 다수 피해자들의 일치하는 정황과 구체적인 진술, 과거 SNS 자료 등이 모아지면서 증거보다 더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오윤희는 가난하고 재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천서진에게 목을 긁히고 꿈을 뺏겼다. 성인이 된 후로도 천서진은 존경받는 소프라노, 오윤희는 배로나(김현수 분) 엄마일 뿐이었다. 그런 오윤희조차 피해 사실을 터놓는 순간 모든 상황이 역전됐다. 죽을힘을 다해 얻어낸 명성이라고 주장하는 천서진에게 오윤희는 "시작이 잘못됐다"고 선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을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보기엔 꽤나 불편한 장면이었을 터.

'펜트하우스 2'에는 아이들의 학교 폭력 장면도 비일비재하게 등장한다. 그럼에도 오윤희, 천서진 갈등 장면에 몰입된 건 그게 학교 폭력의 결말이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지금 어떤 자리에 서 있든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간 자리는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것. '펜트하우스 2'가 학교 폭력 가해자,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사진=SBS '펜트하우스 2' 제공)

뉴스엔 이해정 haeju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