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韓상륙 5년②]말로만 '넷플릭스 대항마'..이통사는 뭘했나

김정현 기자 2021. 3. 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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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주도 IPTV, 케이블TV 인수 통한 점유율 확대에 급급
韓 콘텐츠 투자 집중 넷플릭스..1년 만에 500% 성장
넷플릭스가 '콘텐츠'로 승승장구할 때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을 주도하고 있던 이동통신사들은 콘텐츠가 아닌 '몸집 불리기'에 주력해왔다.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지난 2015년 SK텔레콤이 당시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하겠다고 발표하자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1위 사업자간 '짝짓기'라는 파격적인 결정인데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을 알리는 인수합병(M&A)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넷플릭스 대항마'가 M&A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무산됐다.

같은 해인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지난 5년간 콘텐츠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태풍으로 급성장했다.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을 주도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콘텐츠가 아닌 '몸집 불리기'에 급급했다. 넷플릭스의 대항마를 만들겠다며 유료방송 시장 M&A에 나섰지만 정작 핵심인 콘텐츠 투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무산 이후, 지난 2019년 LG유플러스가 결국 CJ헬로비전을 손에 넣었다. 같은해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까지 성사됐다.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규모의 경제'를 노린 유료방송 재편이 3년 가량 늦어진 것도 패착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 '미스터션샤인'과 지난 2019년 선보인 국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급성장했다. (넷플릭스 제공)© 뉴스1

◇'국내 콘텐츠' 집중한 넷플릭스…미스터선샤인·킹덤 시작으로 급성장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플랫폼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안 지난 2016년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투자에 집중했다.

초창기 약 2~3년 동안은 '국내 시청자 주류 취향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들었던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 '미스터션샤인'과 지난 2019년 선보인 국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급성장했다.

이병헌과 김태리가 출연한 '미스터선샤인'은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했지만 넷플릭스가 드라마 방영권 라이선스 계약을 하면서 약 300억원 수준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킹덤'은 아예 넷플릭스가 회당 15억원 이상을 투자해 제작한 6부작 좀비 사극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 44만명 수준이었던 넷플릭스의 월간순이용자수(MAU)는 1년만인 지난 2019년 1월 209만4000명을 기록하며 500% 가까이 뛰어올랐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9년 11월에는 아예 CJ ENM, JTBC와 3년간 20여편 이상의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었다. CJENM의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 4.99%도 인수했다.

그 결과 지난 2019년과 지난해 Δ사랑의 불시착(tvN) Δ이태원클라쓰(JTBC) Δ슬기로운 의사생활(tvN) 등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점유율을 강화했다.

지난 2018년 11월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IPTV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LGU+ 제공) © News1

◇결국 넷플릭스 콘텐츠에 점유율 경쟁 하던 IPTV까지 '흔들'

넷플릭스의 성장과 함께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IPTV업계 역시 넷플릭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1월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IPTV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이후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지난 2018년 4분기 401만9000명에서 2020년말 기준 494만4000명으로 20% 이상 늘어났다.

이에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간 단독 계약이 종료된 지난해에는, 결국 KT까지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공 및 망 이용대가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8월부터 KT의 IPTV 서비스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조금씩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모기업인 SK텔레콤과의 '혈맹'인 카카오 산하 엔터테인먼트 회사 '카카오M'과 카카오M의 독점 콘텐츠를 SK브로드밴드 IPTV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급성장한 LG유플러스 IPTV의 경우,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영유아용 콘텐츠인 U+아이들나라 같은 '콘텐츠'가 아이가 있는 가구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었던 측면도 있다"며 "실제로 유료방송업계가 점유율 경쟁을 위해 쓸 돈을 콘텐츠 투자에 썼어야한다는 말도 있다"며고 설명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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