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영화 ‘미나리’와 한국의 온돌 문화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2021. 3. 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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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에서 감동적인 순간(touching moment)은 가족들이 나란히 누워(lie side by side) 잠자는 모습이다.” 미국 인테리어 사이트 ‘아파트먼트 세러피’는 한국 가정 전통에 주목할(pay attention to the household traditions)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살아보겠노라 버둥거리다 지쳐(be worn out from struggling to make a life) 긴장감 떨쳐버리고 숨 돌리려 애쓰는(attempt to let go of their tension and take a rest) 장면이다. 이동식 주택 단칸방 비좁은 바닥(cramped floor of a single room of their mobile home)에 손자부터 할머니까지 다세대 가족(multigenerational family)이 아득히 누워있다.

[윤희영의 News English] 영화 ‘미나리’에서 방바닥은 할머니가 손자와 나란히 앉아 TV를 보고, 함께 고스톱도 치며 가족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보금자리다.

한국인들은 이 장면이야말로 진짜 한국적이라고 인정한다(recognize these scenes as authentically Korean). 개인 침실과 다리 높은 침대라는 외국 관습(foreign conventions of individual bedrooms and raised beds)이 들어온 지 이미 오래지만, 바닥에서 함께 자는 문화는 아직도 흔하다(be still common).

이는 개인 생활보다 가족의 돌봄을 우선시하는(prioritize family care over individual privacy) 육아 철학에서 비롯된(stem from their parenting philosophies) 것이기도 하지만, 집 구조와도 연관성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8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be designated a national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오랜 난방 방식(ancient heating system) 온돌이다.

서양의 난방은 공기를 데우기 때문에 바닥은 차갑다. 그래서 밑바닥과 접촉을 피하려고(in an effort to avoid contact with the floor beneath) 테이블·의자·침대 등을 만들고, 발밑에 카펫을 깔아(carpet underfoot) 신발을 신은 채 생활했다.

반면 한국의 온돌은 바닥을 데우는 방식이어서,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huddle together) 사는 문화가 형성됐다. 지금도 거의 대부분 가정(vast majority of Korean homes)의 난방은 따뜻한 돌을 온수(溫水) 배관으로 대체한(replace the warm stones with hot water pipes) 현대식 온돌 형태다.

영화 ‘미나리’에서 방바닥은 할머니가 손자와 나란히 앉아 TV를 보고, 함께 고스톱도 치며 가족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tighten their family bond) 보금자리다. 단순한 표면이 아니라 공간 경험을 공유하는(share their spatial experiences) 일상생활과 정체성의 기본적·실질적 요소(fundamental and substantial element for their daily life and identity)다.

다투기도 하고, 울기도, 웃기도 하며, 힘들게 일한 후의 감미로운 꿈(pleasant dreams after a hard day’s work)을 꾸던 방바닥이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왔다. 한국인들에게 가족이 함께 먹고 자고 뒹굴었던 온돌 바닥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물(living thing)이었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https://www.apartmenttherapy.com/minari-cosleeping-korean-household-tradition-3687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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