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뉴욕주지사… 민주당도 등돌렸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3.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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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비서도 “성희롱 당했다” 폭로
젊은 여성 보좌진들의 잇딴 미투에 휘말린 민주당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AP뉴스

앤드루 쿠오모(63) 미국 뉴욕주지사가 잇단 성추행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쿠오모는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혔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그에 대한 조사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독립적 수사에 착수, 필요 시 쿠오모를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쿠오모는 자신의 측근인 판사 출신 변호사가 이끄는 위원회에 자체 조사를 맡기겠다고 했지만,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일축한 것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를 성희롱으로 고발한 25세 전 비서 샬럿 베넷.
린지 보이란(36) 전 뉴욕주지사 경제개발 특별고문. 2015~2018년 근무하다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 등으로 사임했다고 주장한다.

앞서 쿠오모의 전 비서 샬럿 베넷(25)은 지난해 쿠오모가 사무실에서 “성관계를 한 명하고만 맺느냐, 나이든 남자와 해본 적 있느냐”고 묻거나 “코로나(방역) 때문에 외로워서 누군가를 껴안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27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베넷은 쿠오모가 “기존의 여자친구 말고 직장 근처에서 새 여자를 만나고 싶다. 난 상대가 22살 이상이면 상관 없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베넷은 “내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했으며, 이 일을 주지사 비서실장에게 알린 뒤 다른 보직으로 이동했다.

또 다른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36)이 쿠오모가 업무 중 강제로 키스를 하거나 외모 품평을 하고, “스트립 포커(옷벗기 내기 게임)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연이어 미투가 터진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제임스는 2월28일 성명을 내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 성희롱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AP 뉴스

민주당 뉴욕주 여성 하원의원 25명은 성명을 내 “피고인이 조사 책임자를 임명할 수 없다”며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으며, 뉴욕주의회의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도 동참했다.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은 28일 폭스뉴스에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피해자 두 명의 고발은 신빙성이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독립적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민주당 인사는 쿠오모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알레샌드라 비아지 뉴욕주 상원의원은 28일 “당신은 괴물이며, 지금 물러나야 한다”고 했고, 여린 뉘 뉴욕 하원의원도 “우리의 주지사는 권력에 취한 포식자였다. 당장 사임하라”고 했다.

쿠오모는 28일 성명에서 “(직원들에게) 농담했을 뿐,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없었다”면서 “그러나 내 행동이 무신경하게 비쳤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 불쾌한 언행이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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