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빗속 데뷔… 소나기골이 내렸다

울산/송원형 기자 2021. 3. 2.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년만에 컴백, 빗속 진두지휘

울산 문수축구장엔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 비가 내렸다. 하지만 울산 팬 3943명은 색색의 우의와 우산으로 관중석을 수놓으며 지난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의 2021 K리그 홈 개막전을 축하했다. 한 팬은 경기 전 “이틀 전 (작년 챔피언) 전북의 개막전을 봤는데 작년보다 못하다는 느낌이었다. 올해는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잘 활용하면 무조건 우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를 무릅쓰고 홈 구장을 찾은 보람이 있었다. 팬들은 1일 안방에서 홍명보(52) 감독의 데뷔전 5대0 대승을 지켜보며 활짝 웃었다.

홍 감독은 현역 선수였던 2002년 포항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났다가 19년 만에 지도자로 돌아왔다.

◇”비가 와도 경기장은 따뜻”

홍 감독은 현역 선수였던 2002년 포항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났다가 19년 만에 지도자로 돌아왔다. 그의 사령탑 데뷔전 상대는 강원 FC. 이영표(44) 강원 구단 대표가 홍 감독과 2002 월드컵에 출전했던 동료였기 때문에 양 팀의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경기 초반까지는 “강한 미드필드진을 앞세워 아기자기한 축구를 하겠다”고 했던 홍 감독의 구상이 제대로 맞아 들어가지 않았다. 전반 3분엔 실점 위기를 맞았다가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으로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울산 선수들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고, 패스도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았다.

회색 정장에 검은색 롱패딩을 입은 홍 감독은 작전 구역으로 나와 손짓을 해가며 분주하게 지시를 했다. 머리와 옷이 비에 흠뻑 젖는데도 벤치로 돌아가지 않았다. 홍 감독은 “첫 경기라 전술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선수들에게 계속 얘기를 했다”며 “팬들도 빗속에서 우리를 응원하는데, 제가 비를 맞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9년 만에 돌아왔고, 유니폼은 달랐지만 K리그 경기장이 어색하지 않았고 따뜻했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의 윤빛가람(왼쪽)이 1일 강원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중국으로 이적한다는 소문에 휘말렸다. 하지만 홍명보 울산 감독은 “윤빛가람은 팀에 남는다”고 밝혔다.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선제골 들어가자 골 폭풍

전반 중반부터 짧고 빠른 패스가 이어지면서 울산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27분 윤빛가람의 그림 같은 프리킥 선제골 이후 울산은 게임을 지배했다. 좌우 측면의 김인성과 이동준이 빠른 스피드로 쉴 새 없이 상대 뒷공간을 노렸고, 중앙에선 윤빛가람이 침투 패스를 넣어 줬다.

울산은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동준이 돌파 과정에서 강원 수비수 퇴장을 이끌어냈다. 울산은 1명이 부족한 강원을 상대로 후반에 4골을 몰아넣었다. 2012년부터 이어온 강원전 무패 행진은 17경기(14승 3무)로 늘렸다. 홍 감독은 “선수 부상 등으로 개막 준비가 부족했는데, 대승은 예상치 못했다”며 “오늘 잘못했던 부분을 되짚어보겠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