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야심… 아프리카 수단항에 군함 파견
러시아 군함이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인 수단의 항구에 입항했다. 소련 붕괴 이후 수단항에 러시아 군함이 입항한 건 처음이다. 수단항은 홍해 연안의 항구로, 러시아는 향후 이곳에 해군 기지를 건설해 아라비아해와 인도양까지 작전 반경을 넓힐 계획이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해군 소속 4000t급 호위함 그리고로비치호가 수단항에 정박했다. 2월 중순 아라비아해에서 열린 40여 국가 해상연합훈련에 참가했던 그리고로비치호는 수단항에서 물자를 보급하기 위해 기항했다. 수단항은 홍해 한가운데에 있는 항구로서 맞은편 사우디아라비아를 바라보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수에즈운하와 가깝고 아라비아해로 즉각 출동이 가능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수단 정부와 협정을 맺고 이곳에 최소 25년간 사용할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최초 러시아군 기지가 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병력 300명을 상주시키며 함정 4척을 동시에 접안시킬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수단항에 핵 추진 함정을 정박시킬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미국 군사 전문지들은 러시아군이 수단항을 발판으로 인도 해군과 인도양에서 공동 훈련을 실시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해군은 오랫동안 얼지 않는 남쪽 항구를 확보해 영향력을 넓히려고 시도해왔다. 2017년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영토인 타르투스항을 49년간 사용한다는 협정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타르투스항은 옛 소련권을 제외하고 러시아 해군기지가 자리 잡은 유일한 항구였으며, 수단항이 둘째가 될 예정이다. 수단항은 타르투스항보다 1700㎞가량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러시아는 해군기지를 짓는 대가로 수단에 군사 분야 기술 및 물자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러시아의 노골적 남하에 미국이 견제하고 나섰다. 지난달 24일 미 해군 고속 수송선 카슨시티호가 2000년대 들어 미 해군 함정으로는 처음으로 수단항에 입항했다. 원래 수단은 미국의 테러 지원국가 명단에 들어있어 미국과 불편한 관계였다. 미국은 특히 1998년 케냐 나이로비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 테러에 수단 정부가 도움을 줬다며 테러 국가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수단을 테러 지원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고 외교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러시아가 건설할 수단항 해군기지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미국 군사 전문지들이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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