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심해지는 두통, 혹시..

이병문 2021. 3. 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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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발병 0.8% 차지하는 뇌종양
뇌 손상·방사선·유전 등 영향
기억장애·성격변화·어지럼..
위치·크기따라 증상 천차만별
환자 70%이상 아침 두통 호소
방사선 치료·내시경 수술 등
종양 종류·증상 살피며 치료

뇌종양은 글자 그대로 뇌에 종양이 생겼다는 뜻이다. 뇌종양은 일반인에게 아직 익숙지 않지만 두려운 질병이다. 다른 종양에 비해 유병률도 낮다. 중앙암등록본부(2019년)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서 발생한 뇌종양은 1759건으로 전체 암 발생(23만2255건)의 0.8%를 차지했다. 현재 국내 뇌종양 환자는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윤완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종양은 종양 위치에 따라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거나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아직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만큼 가급적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형태의 종양을 일컫는 말로, 뇌 조직과 이와 연결된 신경 및 뇌를 싸고 있는 수막 등에서 발생한다.

뇌종양의 종류는 다양하다. 먼저 종양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하고 조직 성질에 따라 양성, 경계성, 악성으로 나눈다. 양성종양에는 일반적으로 뇌수막종, 뇌신경초종, 뇌하수체 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은 악성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이 포함된다. 뇌종양을 구성하는 세포에 따라 신경교종,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종양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뇌 손상, 방사선, 유전, 연령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뇌종양 유병률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증가한다. 흡연이 악성 신경교종의 발생 위험을 1.22배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휴대전화 전자파에 의한 뇌종양 발생 가능성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증상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양 종류, 크기, 커지는 속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성격 변화, 편측 마비, 언어 장애, 발기부전, 시력 저하, 어지럼증, 청력 감소, 경련 등으로 나타나지만 증상만으로 뇌종양을 특정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뇌종양 때문에 뇌 부피가 늘어나 뇌 내 압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뇌종양 환자의 70%가량이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또는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뇌신경에 종양이 있으면 후각·시각·청각 장애와 어지럼증, 안면 마비, 연하 장애, 음성 변화 등이 생길 수 있다. 뇌하수체에 발생하면 부피가 커지면서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결손 증상을 동반한다. 소뇌와 뇌간에 발생하면 균형감각을 잃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걷는 운동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뇌의 좌측 측두엽에 발생하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망상이나 경련을 보일 수 있다. 두정엽에 발생하면 편측으로 운동 및 감각 마비가 발생하고 단어의 발음에 부조화를 보이고 공간 지각력이 떨어지고 좌우를 혼동하거나 계산 능력이 떨어지고 글을 쓰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두엽 부위에 생기면 성격이 변하거나 기억력 장애, 언어 장애와 인지기능이 낮아지기도 한다.

윤 교수는 "노인은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이상으로 뇌종양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기억력 저하나 행동 이상이 나타나면 뇌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다만 뇌종양 환자의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 변화는 환자 스스로 판단할 수 없고 주위에 명확하게 표현되기 전까지는 가족들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종양 진단은 일차적으로 영상검사를 실시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 내에 검사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아 작은 종양을 찾기 어렵고 정상 뇌조직과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자기공명영상(MRI)은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있고 종양과 뇌의 선명하고 다양한 영상을 통해 종양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뇌종양 치료는 종양 종류, 위치, 증상에 따라 결정된다. 뇌수막종·뇌신경초종·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종양은 수술이 원칙이지만 방사선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으면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을 할 수도 있다.

악성종양인 뇌암은 환자 연령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외과적 절제술이 많은 경우에 도움이 되지만 수술이 항상 우선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뇌하수체종양에 대해 대부분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이 수술은 환자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뇌 기저부나 뇌실, 뇌하수체 주위에 있는 병변에 한해 진행되는데, 현미경 수술보다 공간 확보가 수월하고 수술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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